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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민주주의
2023년 01월 18일(수) 00:30
대한민국의 정당 정치가 후퇴하고 있다. 다양한 생각과 목소리가 자유롭게 표출돼 정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되는 것이 정당 민주주의의 바람직한 모습이지만, 현재 거대 양당에서는 이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헌법에서는 정당의 자유 설립 주의와 복수 정당제를 보장하면서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현재 모습을 보고 있자면,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된 상황이다. 당내 다양성이 사라졌고, 소수 의견은 개진도 못 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경선 규칙을 당원 투표 100%로 변경했다. 정당인 만큼 당원들의 총의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의사는 원천봉쇄된 것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반하는 특정 후보의 당 대표 선출을 막아 내년 총선 공천권을 보호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여기에 당 대표 출마 예정자들은 ‘당심’‘민심’은 뒷전인 채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잡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입법기관인 여당 국회의원들이 행정부 소속인 대통령의 눈치를 보면서 사실상 대한민국의 ‘3권 분립 체계’가 무너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국민의힘과는 결이 달랐지만,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 눈치 보기는 상당했었다. 현재는 이재명 당 대표의 검찰 수사에 맞서 당이 똘똘 뭉쳤다. 민주당이 말하는 소위 ‘표적 수사’에 맞서 정부와 여당, 검찰에 맞서 싸우는 것은 정당의 당연한 의무이다. 하지만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존재감이 당 대표 한 명에게 쏠리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진보 정당을 표방하면서도 당내 소수 의견도, 다양성도 사라졌다.

당내 중진 의원들이 정치 초년생인 윤 대통령과 초선 국회의원인 이 대표의 눈치만 보는 것이 과연 올바른 정당 정치를 추구하는 것인지, 정당으로서의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마저 든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에 정당은 없고, 윤석열과 이재명 두 사람만 보인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나온다.

/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