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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 버텨…수십 년 해오던 장사 접었습니다”
광주·전남 올해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495억 ‘역대 최대’
코로나 장기화에 이자 부담 가중…소상공인 폐업 속출
2022년 12월 06일(화) 18:20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지급액은 광주 276억원, 전남 219억원 등 총 495억원에 달했다. 이는 노란우산이 출범한 2007년 이래 최대치다. 임대 광고가 붙은 광주지역 한 상가.<광주일보 자료사진>
“요즘 같아서는 정말 다 포기하고 싶어요. 아무리 노후 대비가 중요하다지만 당장 가게 운영이 너무 어려운걸요.”

광주시 동구 황금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2)씨는 지난 수십 년간 해오던 장사를 접어야 할 지 고민이 크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시작된 불경기가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데다, 최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등 지출을 줄이면서 가게 운영이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연말이면 예약 손님으로 가득해야 할 식당이 한산하다”며 “그동안 가게 운영이 어려워 대출을 끌어다 막았는데 금리가 너무 올라 굉장히 부담스러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손님을 줄고 대출이자 등 고정비 지출은 많아 매달 적자를 보거나 손해를 면하는 정도다”며 “폐업을 하고 노후자금으로 쓰려고 준비한 노란우산 공제금을 돌려받아 대출을 갚아볼까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소기업·소상공인이 폐업 등에 따른 생계위험에 대비하고, 사업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가입하는 노란우산공제의 폐업공제금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로 촉발된 경기침체에 원자재가격 상승, 대출금리 인상 등 여파를 견디지 못해 결국 폐업을 택한 지역 소상공인들이 대거 공제금을 받아간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지역 소상공인들이 위기 속 출구를 찾지 못한 채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경제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지급액은 광주 276억원, 전남 219억원 등 총 495억원에 달했다. 이는 노란우산이 출범한 2007년 이래 최대치다.

광주지역 폐업공제금 지급액은 1~11월 누계 기준 코로나가 촉발한 2020년 178억원에서 지난해 257억원으로 44.38%(79억원) 급증했다. 올해는 276억원을 넘어서면서 2년 전보다 무려 55.05%(98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지역도 2020년 137억원에서 지난해 195억원으로 42.33%(58억원) 증가한 데 이어, 올해 219억원으로 2년 만에 59.85%(82억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노란우산공제는 소상공인 스스로 퇴직금(공제부금)을 적립해 폐업·노령 등에 따른 생계위험에 대비하고, 사업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공적 제도다.

가입자가 5만원~100만원까지 선택해 납부(월납 또는 분기납)하고, 폐업, 사망, 퇴임, 노령 등 공제사유 발생 시에는 공제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한다. 연 최대 500만원 소득공제, 공제금에 대한 압류금지, 복리이자, 무료 상해보험 가입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기업·소상공인 본인이 폐업이나 퇴직을 대비해 적립하는 ‘저축성 목돈’이라는 점에서 소상공인들의 ‘마지막 돈줄’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폐업공제금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극심한 경기침체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시작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월세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 지출은 여전해 매출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잇단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현상으로 가뜩이나 힘겨운 소상공인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빚으로 버텨오고 있는 이들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채 무너지는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는 점도 심각한 불안 요소다.

중기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 관계자는 “노란우산 폐업공제금이 급증한 것은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한 소상공인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해 결국 폐업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게 주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가파르게 오르는 대출금리로 고금리 리스크는 더 심화하고 누적된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하는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차보전과 저금리 대환 대출 등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과 금융권의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 자제를 통해 영세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