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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둥글다- 유제관 편집담당1국장
2022년 12월 02일(금) 00:45
잉글랜드 최고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었던 게리 리네커. 프로 선수로 뛰는 동안 단 한 번도 경고와 퇴장을 받은 적이 없어 ‘그라운드의 신사’로 불렸던 그는 월드컵에는 12경기에 출전해 열 골을 넣었다. 특히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잉글랜드를 8강까지 이끌고 대회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리네커는 “축구는 22명이 공을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결국 독일이 이기는 스포츠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는 왜 라이벌 독일에 대해 이렇게 극찬했을까? 그건 아마도 잉글랜드에 비해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던 독일이 월드컵 등 큰 대회에서 실력 이상으로 좋은 성과를 가져온 데 대한 부러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경기 내용에서 이기고 승부에서도 이기는 게 브라질 축구라면, 내용에서는 우세하지만 승부에서는 지는 것이 스페인 축구고, 내용에서 밀리더라도 결국 승부에서 이기는 것이 독일 축구라고 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축구는 어떤 평가를 받을까?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제외하면 아시아 최강의 실력에 걸맞은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대체로 투지를 앞세우는 정신력의 축구를 해왔으며, 한때 4강에 오르며 발전된 축구를 보여줬지만 곧바로 정신력의 축구로 회귀했다.

벤투는 2018년 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이후부터 줄곧 ‘빌드업’(Build-up)을 주창해 왔다. 골키퍼에서 최전방 공격수까지 공을 소유하고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가지고 득점을 시도하는 방식이다. 벤투의 빌드업은 우루과이전에서는 효과적이었지만 가나에 첫 골을 내주고 나서부터 빛을 잃었다.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는 선수 운용과 전술에 변화가 불가피한 이유다.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운 좋게 포르투갈에 이기더라도 자력으로 오를 수는 없고, 우루과이와 가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적이 필요하다. 다행히 카타르는 한국 축구에 기적의 땅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막판에 일본을 제치고 극적으로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쥔 ‘도하의 기적’이 일어난 곳이다.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공은 둥글다.

/유제관 편집담당1국장 jk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