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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예향] 남도 오디세이 美路 - 목포는 낭만 항구다
목포여행에 짜릿함을 더하다
발 아래 푸른 바다 ‘해상케이블카’
별미와 함께 100년 전으로 시간여행
해관 역사 살피는 미식문화갤러리
충무공 충절과 일제 목화 재배 역사
바다 위 걷는 고하도 힐링 트레킹
2022년 11월 21일(월) 18:25
‘목포 대중음악의 전당’ 2층에 마련된 ‘목포와 한국의 대중음악사’ 코너.
시간여행자가 되어 100년 전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을 걷는다. ‘목포의 눈물’로 대표되는 한국 대중음악을 접하고 목포 9미(味)를 맛본다. 해상 케이블카를 타고 고하도에 들어가 해안 산책로를 따라 트레킹을 한다. ‘예향’(藝鄕), ‘미식 도시’, ‘대한민국 4대 관광 거점도시’ 목포의 매력을 찾아 나선다.

◇‘해관1897’과 ‘대중음악의 전당’=“1897년 10월 1일, 목포가 네 번째로 개항(開港)을 합니다. 목포 개항은 부산(1876년), 원산(1880년), 인천(1883년)과 비교해서 다른 점이 있어요. 세 군데는 목포보다 먼저 개항을 했으나 1883년부터 해관(海關) 업무를 개시하거든요. 목포는 해관이 먼저 들어와서 개항과 동시에 업무를 본거예요. 개항 전에 이미 대한제국 스스로 옛 목포진 주변에 해관 부지를 설정해 놓았습니다. 인천·원산·부산은 강제적으로 개항을 했고, 목포는 고종이 스스로 개항을 한 겁니다.”

‘목포 미식문화갤러리 해관1897’(이하 해관 1897)에서 만난 전영자 목포시 문화관광해설사는 목포의 ‘자주적 개항’을 강조한다. 지난 6월 개관한 ‘해관 1897’은 개항과 함께 관세업무를 보던 목포 세관의 역사를 보여주면서 ‘맛의 도시’ 목포의 대표적인 9미(味)를 맛볼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작은 창고’ 내부 벽면을 따라 설치된 전시패널을 통해 목포세관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개항과 동시에 해관이라는 명칭으로 옛 목포진의 시설물과 주변 가옥에서 관세 업무를 시작했다. 러일전쟁(1904~1905) 직후인 1907년 목포세관으로 개칭하고, 이듬해 현 위치에 청사를 신축해 이전했다.

맞은편 ‘큰 창고’에서는 맛깔난 ‘목포 9미 정찬’을 맛볼 수 있다. 정찬은 민어탕과 간장 게장, 낙지 초무침, 아귀전, 병어·갈치 구이, 애갈치볶음, 묵은지, 나물류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공간 한쪽에는 ‘목포 9미’와 연관된 맛집과 주전부리, 남도밥상(1인 한상차림)을 소개하는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목포시 해안로 179)

‘목포 대중음악의 전당’(옛 호남은행 목포지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호남은행은 민족자본 육성을 위해 광주 부호 현준호와 목포 거상(巨商) 김상섭 등을 중심으로 1920년에 설립한 순수 민족자본 은행이다. 목포지점 건물은 1929년에 신축됐으며, 해방 이후 조흥은행과 목포문화원으로 활용됐다.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 9월, 대중음악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2층 전시실에서 ‘목포의 눈물’로 널리 알려진 이난영을 비롯해 김시스터즈, 남진, 조미미 등 목포 출신 가수들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1930년대부터 1970년대 유행한 ‘그때, 그 음악’을 선택해 직접 들어볼 수도 있다. (목포시 해안로 249)

이와 함께 북교동 예술인 골목에 정태관 작가가 사비로 운영하는 ‘이난영&김 시스터즈 전시관’이 꾸며져 있다. 김숙자씨가 기증한 아코디언과 무대의상, 공연사진 등 다양한 소품들이 전시돼 있다.(목포시 차범석길 3-1)

새처럼 하늘을 날듯 유달산과 바다. 고하도를 만끽할 수 있는 ‘목포 해상 케이블카’
◇‘해상 케이블카’타고 고하도 내려 바다 산책=지난 2019년 6월 운행을 시작한 ‘목포 해상 케이블카’는 도보나 자전거, 자동차로 할 수 없는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북항과 유달산, 고하도 등 3곳에 스테이션이 설치돼 있다.

케이블카는 ‘북항 스테이션’에서 출발해 유달산을 지나 바다를 가로질러 고하도 까지 운행한다. 전체길이는 3230m. 캐빈(10인승)은 ‘일반 캐빈’과 밑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 등 두 종류이다. ‘북항 스테이션’을 새처럼 공중을 사뿐하게 날아오른 케이블카는 유달산 이등바위, 일등바위 곁을 스칠 듯이 지나 온금동 ‘다순구미’를 거쳐 바다로 나아간다. 어느 순간 발아래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아스라한 높이를 느끼는 순간 짜릿하면서도 아찔하다. 진행방향에 가로 놓여있는 고하도는 막 승천하려는 용의 형상을 하고 있다. 케이블카로 이동하면서 감상하는 저녁노을과 야경이 무척 아름답다고 한다. 해질녘에 즈음해 케이블카에 오르면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같은 서정적 감성을 느낄 수 있을 듯싶다.

고하도는 시대별로 독특한 역사의 결을 품고 있다. 정유재란때 이순신 장군이 진(鎭)을 설치한 기지이면서,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국내 최초로 목화(미국 육지면)를 시험재배한 성공한 장소이다. 요즘은 바다를 끼고 나란히 걷는 ‘해상데크 길’을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힐링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판옥선 모양 전망대에서 바다로 내려서서 해상 산책로를 걷는다. 바다를 끼고 걷는 게 아니라 아예 바다 위를 걷는 호젓한 데크 길이다. 고물가와 경제난, 코로나 유행으로 지친 여행자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힐링 산책로라 할 수 있다. 해상 케이블카 유리창에 쓰여 있는 재치있는 문구가 오랜 여운을 남긴다. “목포에 오길 참 잘했다.”

◇‘목포 제1경’으로 손꼽히는 유달산=“… 그런디 유달산이 유달산인 것은/ 목포만의 짜디짠 눈물이 묻어나기 때문이야/ 삼학도의 못다 푼 사랑이 묻어나고/ 달동네 찢어지던 가난이 묻어나고/ 철거민 돌탑에서 마른 버짐이 묻어나오지/ 항구의 뱃고동 소리가 묻어나오고/ 노적봉 둘레둘레 강강술래가 묻어나오고/ 아리랑 고개고개 넘는 한숨소리가 묻어나오지…”

최기종 시인이 전라도 사투리로 쓴 시집 ‘목포, 에말이요’(푸른사상 刊)에 실린 ‘유달산’의 일부다. ‘고하도 스테이션’에서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유달산 스테이션’에서 하차할 수 있다. 나무 계단을 따라 정상방향으로 올라가면서 ‘거북바위’와 ‘입석바위’, ‘애기바위’, ‘조대(釣臺)바위’, ‘마당바위’를 차례로 만난다. 마당바위에 서면 목포시가지와 삼학도, 바다, 고하도, 목포대교를 파노라마로 볼 수 있다.

또한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바위에 사천왕상 비슷한 조각상이 눈에 들어온다. 일본인들이 1920년대에 일본불교의 부흥을 꾀하기 위해 조성한 ‘부동명왕상’(不動明王像)이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50여m 떨어진 곳에는 ‘홍법대사상’(弘法大師像)이 새겨져 있다. 두 조각상에 대해 안내문은 “일제강점기때 일본인들은 그들의 종교적 침략의 수단으로 유달산 바위 곳곳에 그들이 숭배하던 불상을 새겨 놓았고, 그 흔적의 대표적인 예가 부동명왕상과 홍법대사상이다”고 설명한다.

유달산 한자표기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한다. 일본인들은 의도적으로 ‘깨우칠 유’(諭)자로 표기했다. ‘조선민족을 몽매에서 깨우침에 이르도록 한다’는 치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된다. 앞서 조선시대 450여 년간 ‘놋쇠 유’(鍮)자를 사용했고, 대한제국기인 1899년부터 ‘선비 유’(儒)자로 표기했다고 한다.(‘목포시사’ 제1권) 목포 유림들과 진도·강진지역 문인들이 참여한 문학결사 성격의 ‘목포시사’(木浦詩社)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목포 제1경’으로 손꼽히는 유달산 주위에는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유달산 주차장에서 출발해 목포시사~달성사~특정자생 식물원~조각공원~어민동산~봉후샘~낙조대~아리랑 고개~제2수원지 뚝방길~학암사~유달산 휴게소를 거쳐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총 6㎞로 2시간 30분 가량이 소요된다.

이 밖에도 6월부터 이달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평화광장 바다분수앞 해상무대에서 진행됐던 ‘목포 해상 W쇼’와 삼학도 옛 해경부두 부지에 마련된 ‘삼학도 항구포차’ 역시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끈다.

/글=송기동 기자 song@박영길 기자 kyl@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목포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