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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군-주민, 문척교 철거 놓고 찬반 팽팽
군, 2020년 폭우 범람 하천기본계획 반영 10월 철거
주민들 “50년 추억 서린 ‘효자다리’…일방 철거 반대”
2022년 08월 15일(월) 18:25
2년 전 유례없는 폭우로 물에 잠긴 구례군 옛 문척교 철거를 앞두고, 구례군과 다리 존치를 주장하는 주민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구례군에 따르면 구례읍 섬진강에 위치한 옛 문척교(420m·사진)가 오는 10월 초 수해 복구 사업 일환으로 철거된다.

1972년 놓인 옛 문척교는 섬진강 사이로 나눠진 구례읍과 문척·간전면을 이었다.

이 다리는 50년간 백운산 인근 문척·간전면 주민이 구례읍 내로 오갈 수 있는 역할뿐 아니라 주민들의 추억이 담긴 지역 상징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 다리는 지난 2020년 8월 유례없는 폭우로 불어난 섬진강물에 잠겨 난간 61m가 파손됐다. 당시 인근 마을 또한 범람한 강물로 수해 피해를 봤다.

구례군은 하천 설계 기준상 계획 홍수위보다 교량 높이가 낮다며 다리를 철거키로 했다.

주민들은 주요 통행로인 다리를 의견 수렴 없이 철거하는 것은 일방적 조치라고 반발했다. 또 다리 철거에 따른 침수 개선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만큼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척교 철거 반대 범군민 행동연대는 “지난 2020년 수해 원인은 문척교가 아니라 댐 대량 방류로 인한 참사였다. 하천 정비는 필요하지만, 일방적인 철거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면서 “구례군은 철거 뒤 700~800m 떨어진 곳에 보도교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해당 장소는 노인들이 타는 전동 휠체어 진입이 어려운 데다 마을 생활권과도 동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구례군 양정마을 주민 남모(57·여)씨는 “문척교는 주민의 추억이 오롯이 담긴 곳이다. 또 벚꽃길과 섬진강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힐링의 장소다. 관광객들도 자주 찾는 다리를 보존·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례군은 옛 문척교의 기둥 폭과 교량·제방 높이가 낮아 범람 우려가 큰 만큼 철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척교의 상판 높이는 하천기본계획상 수위 상승 시 여유고가 7.93m 부족하다. 교량 기둥 간격도 60m 좁게 설계됐다.

구례군 관계자는 “이 다리는 50년 전 지어져 현 ‘100년 빈도의 홍수 국가 하천 설계 기준’에 맞지 않는다. 특히 밑 부분의 철근이 드러나 노후화가 심하다. 기둥 간격도 좁아 부유물이 끼어 물 소통을 정체시킨다. 철거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구례=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