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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8명 “공기 단축 따른 속도전 원인”
콘크리트 양생 부족·불법 다단계 하도급·단가 후려치기 등 지적
건설노동자들에 붕괴 원인 물었더니
2022년 01월 20일(목) 21:20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에서 크레인 해체를 위해 안정화 작업을 하는 모습.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 건설노동자 10명 중 8명 이상이 공사현장의 무리한 속도전을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10명 중 7명은 시공상 문제점으로 콘크리트 양생(養生·굳힘) 부족을 꼽았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는 20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건설노조 조합원 75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17~18일 목수 등 토목건축, 덤프·레미콘 등 건설기계, 타워크레인, 전기 등 업무에 종사하는 현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여한 노동자들의 80.7%는 이번 사고의 근본적 원인으로 공기(공사기간) 단축에 따른 속도전을 꼽았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을 지적한 경우도 55.6%에 달했다. 공사 단가 후려치기로 인한 비용 부족(39.2%), 노동자 참여 없는 안전대책 수립(24.1%) 등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시공과 관련, 가장 큰 원인으로 콘크리트 타설 보양 부실로 인한 강도저하를 꼽는 노동자(75.1%)가 가장 많았다. ‘무량판 구조(보 없이 바닥과 기둥만 있는 형태)의 무리한 시공’을 꼽는 노동자들은 44.1%였고 ‘부실 철근 자재 사용’ 26.6%, ‘타워크레인 고정장치(브레싱) 등 타격’ 등의 문제점을 꼽는 노동자(11.8%)도 있었다.

산업 현장에서의 안전 사고가 끊이질 않는 이유로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66.9%)과 빨리빨리 속도전(63.3%)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안전예산 축소 등 최저가낙찰제 문제(54%), 건설사의 안전 관리 감독 소홀(37.0%), 부실하고 이론적인 안전교육(32.5%) 등도 뒤를 이었다.

건설노조는 이날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도 물량도급 형태의 불법하도급과 39층을 10개월에 완료하는 속도전, 동바리 철거, 콘크리트 양생, 레미콘 품질 등 총체적 부실이 원인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원청 뿐 아니라 발주자, 감리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명시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