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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박경화 ‘천사가 오는 방법’ 퍼포먼스 아트 투어 55일의 기록
2021년 12월 06일(월) 23:45
폴란드 소코로브스코에서 열린 박경화 작가의 퍼포먼스 아트 모습.
소설가 박경화는 퍼포먼스 아티스트다. 그의 말처럼 퍼포먼스 아트는 음악과 회화와 달리 아직 우리의 일상 속에 친숙하게 들어가 있지 않은 장르다. 그는 “소설을 쓰는 일이 탈진이 되도록 사각 밀실 안에 스스로를 몰아넣는 작업이라면 퍼포먼스 아트는 메마른 광장에 휙 내던져지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현장의 관객과 사투를 벌여야만 하는 것, 냉혹하고 자비 없는 것”이지만 그가 저항할 수 없는 중독, 퍼포먼스에 빠져 든 건 바로 싱싱한 그 ‘현장의 예측불허’였다.

지난 2000년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그는 소설 ‘태엽 감는 여자’ ‘딤섬’ 등을 펴냈다. 2012년 김광철 아티스트가 운영하는 김광철 퍼포먼스아트 아카데미 1기 과정을 마친 그는 이듬해 김 작가와 함께 베를린으로 아트 투어를 떠나며 퍼포먼스 아트라는 새로운 장르에 마음을 빼앗겼다.

이번에 나온 책 ‘천사가 오는 방법-세계 9개 도시로 떠난 아트 투어 에세이’는 2018년 6월 55일간의 여정으로 떠난 퍼포먼스 아트 투어 기록이다. 지난 2017년 폴란드 여섯 도시를 기록한 ‘매혹하는 사람들’의 연계 작업이기도 하다.

박 작가는 이탈리아 갈라티나를 시작으로 폴란드 소코로브스코, 프라하, 암스테르담, 하노버, 베를린, 다카, 산토리니, 아테네로 이어지는 퍼포먼스 이벤트와 국제 페스티벌의 여정을 그는 마치 예술 다큐멘터리를 보듯 세세하게 기록하고 다양한 현장 사진과 영상 캡쳐 사진을 통해 보여준다.

책 속에 담긴 건 ‘삶과 예술, 사람과 희망, 고독과 긍정’ 기록이다. ‘어항’, ‘나의 맨발’ 등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땐 긴장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화살처럼 내 몸 위로 쏟아져 박혀 들어오는” 관람객과 타국의 아티스트들의 시선을 넘어 “동요 없이 결말을 향해 달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일회적이고, 반복·수정되지 않는’ 퍼포먼스 아트로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리고 예측을 비껴가 숨이 멎도록 무대를 압도해야 하는 것도 그의 일이다.

책에서는 또 각국의 아티스트와의 우정과 연대, 여행 동반자인 김광철 작가와의 협업과 갈등 등을 솔직하게 담았으며 ‘까망이’를 비롯해 고양이와 와인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를 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