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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화학의 시대 프랭크 A. 폰 히펠, 이덕환 옮김
2021년 11월 25일(목) 17:00
화학적 성공의 양면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독가스 치클론이다. 독일이 개발한 이 독가스는 사이안산 계열인 치클론 B로, 이(louse) 뿐 아니라 이의 알까지도 없애는 강력한 해충제다. 문제는 치클론은 제2차 대전 중에 유대인을 학살하는 가스실의 가스로 악용됐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수많은 화학제품들이 있다. 화학은 현대인에게 필수불가결한 분야 가운데 하나다. 아플 때 먹는 의약품에서부터 화장실 구석구석까지 깨끗이 닦는 청소 제품은 모두 화학과 관련이 있다. 인류를 배고픔과 질병에서 해방시킨 화학의 시대를 연 위대한 화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됐다. 노던애리조나 대학교 환경독성학과 교수 프랭크 A. 폰 히펠이 펴낸 ‘화려한 화학의 시대’는 화학자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해충과의 불편한 동거와 그것들을 박멸하려는 노력이 어떻게 현대사회를 변화시켰는지 주목한다. 책은 농약을 사용해 기근을 극복해야 한다는 중요한 임무를 일깨워준 1840년대 감자 잎마름병 비극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또한 수많은 인명피해를 양산한 아일랜드의 감자 대기근에서부터 기적의 제품이라는 찬사를 받아 사용된 DDT를 소개한다. 아울러 이것의 위험을 밝힌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까지의 기간을 집중 들여다본다.

과학적 발견의 전율과 그것이 야기하는 모순적이고 복잡한 결과는 흥미와 더불어 성찰을 요구한다. 한편으로 책은 작물을 보호해줄 수 있는 물질의 발명, 해충과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사용된 화학물질의 개발 과정, 전쟁용 화학무기를 어떻게 농약으로 만들어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까치·2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