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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그룹 각인각색 “더 많은 국악 명인 찾아내 업적 알리고 싶다”
창작국악뮤지컬로 지역 명인 알리는
가야금 산조 보유자 성금연·김창조 제자 안기옥 조명
오늘 ‘빛고을 가얏고’ 공연…소외이웃 얘기도 무대에
2021년 11월 17일(수) 07:00
지난해 ‘빛고을 가얏고’ 초연 당시 각인각색 단원들과 공연 관계자들. <각인각색 제공>
역사 속 잊힌 우리 지역 위인들과 시대적 아픔을 창작국악뮤지컬로 승화하는 청년들이 있다.

광주·전남 20~30대 청년들로 구성된 8명 국악그룹 ‘각인각색(各人各色)’이다.

각인각색은 17일 오후 7시30분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창작국악뮤지컬 ‘빛고을 가얏고’를 공연한다.

뮤지컬은 광주 가야금산조 명인 성금연과 나주 명인 안기옥의 이야기를 통해 해방 이후 국악인들의 어려운 삶을 다룬다.

유태선(36) 각인각색 대표는 “지난해 ‘빛고을 가얏고’를 초연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장면 대부분이 잘려나갔다. 이번에는 100% 완전한 스토리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1923년생인 성금연은 1968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예능보유자가 됐다. 안기옥은 성 명인의 스승으로, 가야금 산조의 창시자인 김창조의 제자다.

안기옥은 해방 직후인 1946년 월북했다. 당시 국악인은 ‘좌파 음악’을 했던 사람들이라며 탄압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기옥의 제자였던 성금연은 월북하지 않았는데, 안기옥을 평생 스승이라고 부르지 못한 것이 한이었다고 한다. 이후 성금연도 1974년에 남편 지영희(시나위 예능보유자)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며 보유자 인정이 해제됐다.

유 대표는 “성금연 명인은 서울에 국악예술학교를 창립하고, 하와이에서도 후진 양성에 힘썼다. 안기옥 명인은 한국 첫 가야금산조인 김창조 산조를 오선지에 처음으로 옮겨 적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서양에서 음악의 아버지·어머니는 바흐와 헨델이라 불리죠. 그런데 국악의 아버지·어머니는 누구죠? 국악 명맥을 이어 온 명인들 중 이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더 공부해서 성금연 명인뿐 아니라 더 많은 국악인들을 찾아내 그 업적을 알리고 싶어요.”

각인각색은 지난 2012년 국악 실내악단체로 창단했으나, 2015년 ‘국악 뮤지컬’로 활동 방향을 바꿨다.

“관객들이 연주자의 실력에만 집중하는 게 싫었습니다. 누가 더 잘하는지 따지는 공연이 아니라, 장면과 사건을 돌아보고 주제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었죠. ‘의미와 메시지가 있는 공연’을 하자고 뜻이 모였습니다.”

과감하게 ‘창작국악뮤지컬’로 장르를 바꾼 각인각색은 3년여 동안 무대 활동을 멈추고 발돋움을 준비했다. 그리고 지난 2018년 심청전을 현대판으로 각색, 1949년 ‘반민특위 사건’을 녹여낸 창작극 ‘신초영전’으로 무대에 복귀했다.

“한국인 모두가 겪었던 아픔, ‘일제강점기’에 대한 역사극이 중심이 됐어요. 이번 ‘빛고을 가얏고’도 마찬가지고요. 역사극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 있는, 아픔을 간직한 이들을 다뤄보고 싶어요. 예컨대 다문화·장애인 등 소외된 학생들의 이야기도 구상 중이에요.”

유 대표는 “지치지 않고, 고민하고 만들다 보면 언젠가 사람들이 우리를 기억하고 그럴 것이라 믿는다”며 “편하게 오셔서 공연을 즐겨주시라. 공연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장면 하나 하나를 가슴에 담고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