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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현장실습’ 관리 일원화로 사고 재발 막아야
직업계 고교생 꿈 짓밟는 현장실습 이대론 안된다 <4> 사고 근절 대책은
학생들 저임금 노동자 전락 안돼
실습생 노동자 인정, 노동권 보장
5인 미만 사업장 감독 강화
부당 업무 신고센터 마련 필요
“안전 담보 어렵다” 폐지 주장도
2021년 10월 14일(목) 00:00
건설현장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여수 요트업체에서 현장실습 중 숨진 여수해양과학고 실습생 고(故) 홍정운(18)군 사건을 계기로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감독 강화,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현장실습 감독기관 일원화 방안 등을 살펴 미비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광주 기아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A군, 2017년 제주도 음료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중 프레스기 오작동으로 사망한 이민호군 사고 이후 정부와 교육당국이 내세웠던 ‘안전한 현장실습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현장 실행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동인권을 정식 교육과정으로 포함시키고 5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대한 안전 대책 강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광주일보는 ‘어린 노동자들’이 낯선 현장실습장에 투입됐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선행돼야할 대책, 감독기관의 역할 등을 노동전문가와 현장 교사, 현장실습 피해학생 유족들, 특성화고 현장실습생들에게 들어봤다.

우선, 현장 관리·감독기관의 단일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서현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위원장은 “현장실습생 신분은 ‘교육’과 ‘노동’이 혼재돼있어 책임부처도 ‘교육부’와 ‘노동부’로 나뉘어있다보니 두 부처가 종합적인 대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러다보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현장실습생은 사실상 노동자이지만 학생 신분이라는 점에서 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각 부처가 서로 떠넘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얘기다.

최 위원장은 “현재 현장실습생은 학생의 신분으로 노동권을 보장 받을 수 없어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지는 실정”이라며 “현장실습생을 노동자로 인정, 노동권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전문가들도 현장실습장 내 안전사고 발생에 따른 처벌 강화 방안, 고용노동부의 현장실습생에 대한 우선적 관리 감독 필요성을 지적했다.

전국 특성화고권리연합회 이사장인 이상현 노무사는 “현장실습처는 영세한 기업이 많은 만큼 5인 미만 사업장까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포함, 현장실습생을 보호해야 한다”며 “노동 현장 관리감독도 전문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노무사는 현장실습 선도·참여기업을 선정할 때 근무환경에 대한 위험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여수 홍 군 사망사고와 관련, 해당 사업주는 전문가가 아닌데도, 안전·근로환경을 총괄하는 기업현장교사로 지정되면서 본인 스스로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제지할 수 있는 방안이 전혀 없었다.

이 노무사는 또 “실습생이 계획서상 업무가 아닌 업무를 지시할 경우 곧바로 신고할 수 있는 신고센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임금 노동자로만 인식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는 현장실습에 나설 아이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폐지를 주장하는 지적도 많다. 정부가 직업계고 현장실습 정책을 전면적으로 손질하게 된 계기로 꼽히는 이민호군 아버지 이상영씨는 현장실습제도의 폐지를 주장했다. 이민호군은 지난 2017년 제주도 음료공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숨졌다.

이씨는 “아무리 제도를 강화하더라도 이들의 관리, 감독 하에 안전한 현장실습환경이 조성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학교 내 실습현장과 유사한 환경의 실습실을 만들어 취업전문관과 함께 배워나가는 등 학교에서 최대한 교육을 수료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현장실습은 현장견학의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이민호 군 아버지 주장이다.

취업률에 목맨 학교와 교육당국의 섣부른 규제 완화가 사고의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교육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정주 전교조 전남지부 직업교육위원장은 현재 직업계고 교육 현장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취업률로 학교를 서열화해 지원하고 학교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불법 파견업체’가 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장 위원장은 “노동인권교육도 하나의 교과 과정으로 편성해 학생들이 현장실습 중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고 정당하게 항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끝>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