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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2021년 09월 15일(수) 02:00
프레임(frame)은 기본 틀이나 뼈대라는 뜻인데 유난히 선거철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본질을 희석시키거나 호도하는 데 악용되면서 정치권의 프레임 전략이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좋은 예로, 최근 검찰발(發) ‘고발 사주’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박지원 개입 의혹’을 말하며 역공에 나서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를 전형적인 ‘프레임 전략’이라고 말한다.

‘고발 사주’ 의혹은 윤석열 검찰총장 재직 시절인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측에 범여권 측 주요 인물들에 대한 형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의해 제기된 사건이다. 이 때문에 대선 정국을 앞둔 정치권이 큰 요동을 치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야권에서 대권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으로서는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크나큰 악재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고발 사주’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와 박지원 국정원장이 함께 식사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 측은 곧바로 역공에 나섰다. ‘박지원 게이트’라는 프레임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박 원장은 “단역도 아닌 사람을 주연 배우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적극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 측은 여전히 이 프레임으로 ‘고발 사주’수세에서 벗어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에서 프레임이 무서운 이유는 개인에게 한 번 형성되면 쉽게 바뀌지 않고, 사회에서 주도권을 얻으면 더욱 이 프레임이 확대 재생산되기 때문이다.

어떤 사실을 부정할수록 듣는 사람들은 더욱 강한 인상을 갖는 것도 ‘프레임’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고발 사주’ 의혹은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말했듯이 ‘팩트(사실) 체크만 해도 될 일’이다. 야권도 괜한 프레임을 내세워 정국을 시끄럽게 할 것이 아니라 당 내부에서 사실관계만이라도 적극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