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 - 이길상 지음
커피로 맛보는 세계사, 역사로 만나는 커피이야기
![]() |
다음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생산국과 소비국이 다른 대표적 식물이다. 생산국에서는 수출을 통한 외화 획득의 중요 수단이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이것을 추출해 마시거나 죽을 만들어 먹는다. 소금이나 설탕, 허브를 첨가해 마시기도 한다.
그렇다. 바로 커피다. 커피는 고유의 맛도 그렇지만 역사와 스토리를 지닌 독특한 기호식품이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실 때 더러 어디가 원산지이고 누가 재배했으며 어떻게 오게 됐는지를 궁금해한다.
세계 커피 생산량의 65퍼센트는 아라비카종이며 나머지 35퍼센트는 로부스타종이다. 다방커피나 인스턴트커피 재료 대부분이 로부스타종이다. 커피나무의 고향인 에티오피아는 연간 커피 원두 생산량이 50만여 톤이다. 전량이 아라비카종인데 드립커피 재료로 인기가 좋다. 물론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커피나무 품종은 수없이 많다.
그렇다면 커피나무의 원산지는 어디일까. 에티오피아 서남쪽에 자생하던 커피나무가 “동쪽의 하라를 지나 홍해를 건너 예멘 모카 지역에서 경작되기 시작하면서 상업 작물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됐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후 음료로서의 커피는 이 지역을 지배세력인 이슬람 교도에 의해 이슬람 지역으로 퍼졌다.
세계의 커피사와 한국의 커피사를 다양한 문화적 관점에서 다룬 책이 출간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를 역임한 이길상 박사의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가 그것. 제목 가운데 ‘가배’는 커피의 한자를 ‘가배’로 표기하는 데서 비롯됐다. 즉 커피나무의 열매를 볶아서 간 가루라는 뜻이다.
현재 가장 많은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는 브라질이다. 이어 베트남, 콜롬비아, 인도네시아아가 뒤를 잇는다.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다. 특히 남북전쟁은 소비 역사에서 가장 큰 전기를 제공한 시기였다. 당시 북군의 경우 하루 43그램 커피를 보급품으로 받았는데, 하루 열 잔 가량 커피를 내릴 수 있는 양이었다. “소총의 개머리판 부분에 커피 그라인더를 장착할” 만큼 필수품이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커피 수입량은 어느 정도일까. 2018년 기준 세계 6위이며 성인 1인당 연간 353잔의 커피를 마신다. 이는 세계 커피 소비량 132잔의 3배 가까운 양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가 커피를 음료 형태로 마시기 시작한 것은 15세기 이전이다. 이보다 앞선 6~7세기부터였다는 주장도 있지만 입증할 근거는 없다. 커피 유행이 예멘 지역이었다는 점은 고고학적 증거와 문헌들이 뒷받침한다.
알려진 대로 커피 기원 전설은 에티오피아의 염소 목동 이야기와 관련이 있다. 미국의 윌리엄 우커스는 1922년 커피 역사를 다룬 ‘올 어바웃 커피’를 출간하면서 ‘커피 음료의 전설적 발견, 칼디와 춤추는 염소들’이라는 그림을 삽입했다. 바야흐로 칼디와 염소가 “커피 효능 발견의 주인공”으로 탄생하는 시점이었다.
유럽 커피 문화의 급격한 변화는 에스프레소 추출 기계의 등장에서 비롯됐다. 높은 압력을 가해 추출하는 진한 커피는 이탈리아인 루이지 베쩨라가 개발한 에스프레소 머신이었다.
조선 사람으로는 윤종의(1805~1886)가 최초 커피 기록을 남겼다. 1848년 완성한 ‘벽위신편’을 1852년 개정하면서 필리핀을 소개하는 내용을 추가하며 커피를 소개했으며, 최한기(1803~1877)는 ‘지구전요’(1857)에서 커피를 언급했다.
커피 광고가 처음 신문에 게재된 것은 ‘독립신문’(1896년9월15일)이었다. 독일인 알버트 F. 고샬키가 정동에 개점한 곳에서 “새로 로스팅한 모카 커피 원두를 1파운드에 75센트, 자바 커피를 70센트에 판매한다는 광고”가 등장했다.
1978년은 한국 거리에 자판기가 등장한 해였다. 3월 22일 종각, 시청, 서울역 세 곳에 설치됐으며 한 잔 가격이 100원이었다. 1978년 당시 서울 시내 다방 수를 넘어설 만큼 자판기가 일반화됐다.
책을 읽다 보면 다양한 화제와 함께 그윽한 커피의 풍미를 느끼게 된다. 막바지 무더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으면 한다.
<푸른역사·2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그렇다. 바로 커피다. 커피는 고유의 맛도 그렇지만 역사와 스토리를 지닌 독특한 기호식품이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실 때 더러 어디가 원산지이고 누가 재배했으며 어떻게 오게 됐는지를 궁금해한다.
그렇다면 커피나무의 원산지는 어디일까. 에티오피아 서남쪽에 자생하던 커피나무가 “동쪽의 하라를 지나 홍해를 건너 예멘 모카 지역에서 경작되기 시작하면서 상업 작물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됐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후 음료로서의 커피는 이 지역을 지배세력인 이슬람 교도에 의해 이슬람 지역으로 퍼졌다.
현재 가장 많은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는 브라질이다. 이어 베트남, 콜롬비아, 인도네시아아가 뒤를 잇는다.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다. 특히 남북전쟁은 소비 역사에서 가장 큰 전기를 제공한 시기였다. 당시 북군의 경우 하루 43그램 커피를 보급품으로 받았는데, 하루 열 잔 가량 커피를 내릴 수 있는 양이었다. “소총의 개머리판 부분에 커피 그라인더를 장착할” 만큼 필수품이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커피 수입량은 어느 정도일까. 2018년 기준 세계 6위이며 성인 1인당 연간 353잔의 커피를 마신다. 이는 세계 커피 소비량 132잔의 3배 가까운 양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가 커피를 음료 형태로 마시기 시작한 것은 15세기 이전이다. 이보다 앞선 6~7세기부터였다는 주장도 있지만 입증할 근거는 없다. 커피 유행이 예멘 지역이었다는 점은 고고학적 증거와 문헌들이 뒷받침한다.
알려진 대로 커피 기원 전설은 에티오피아의 염소 목동 이야기와 관련이 있다. 미국의 윌리엄 우커스는 1922년 커피 역사를 다룬 ‘올 어바웃 커피’를 출간하면서 ‘커피 음료의 전설적 발견, 칼디와 춤추는 염소들’이라는 그림을 삽입했다. 바야흐로 칼디와 염소가 “커피 효능 발견의 주인공”으로 탄생하는 시점이었다.
유럽 커피 문화의 급격한 변화는 에스프레소 추출 기계의 등장에서 비롯됐다. 높은 압력을 가해 추출하는 진한 커피는 이탈리아인 루이지 베쩨라가 개발한 에스프레소 머신이었다.
조선 사람으로는 윤종의(1805~1886)가 최초 커피 기록을 남겼다. 1848년 완성한 ‘벽위신편’을 1852년 개정하면서 필리핀을 소개하는 내용을 추가하며 커피를 소개했으며, 최한기(1803~1877)는 ‘지구전요’(1857)에서 커피를 언급했다.
커피 광고가 처음 신문에 게재된 것은 ‘독립신문’(1896년9월15일)이었다. 독일인 알버트 F. 고샬키가 정동에 개점한 곳에서 “새로 로스팅한 모카 커피 원두를 1파운드에 75센트, 자바 커피를 70센트에 판매한다는 광고”가 등장했다.
1978년은 한국 거리에 자판기가 등장한 해였다. 3월 22일 종각, 시청, 서울역 세 곳에 설치됐으며 한 잔 가격이 100원이었다. 1978년 당시 서울 시내 다방 수를 넘어설 만큼 자판기가 일반화됐다.
책을 읽다 보면 다양한 화제와 함께 그윽한 커피의 풍미를 느끼게 된다. 막바지 무더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으면 한다.
<푸른역사·2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