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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심의위 소집 요청 과정 놓고 검-경 신경전
검찰 “보완수사 요구했고 불법 체포 등 문제 있어 영장 청구 안한 것”
전남경찰 “확보 자료로 혐의 입증 가능해 영장 발부 무리 없다 판단”
2021년 08월 03일(화) 00:00
전남 경찰이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기각당한 데 반발해 고검 영장심의위원회(이하 영장심의위) 소집을 요청한 끝에 ‘영장을 청구하는 게 적정하다’는 의견을 전국 처음으로 받아낸 것〈광주일보 8월 2일 6면〉과 관련, 검찰이 반박하고 나섰다.

영장심의위가 심의할 사항이었는지에 대한 논란 뿐 아니라 구속영장 신청과 기각을 둘러싼 검·경 간 신경전도 감지되는 모양새다. 양측 간 갈등설도 흘러나온다.

2일 광주지검 장흥지청 등에 따르면 검찰은 가짜 주식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수십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28명을 검거한 전남청 사이버수사대 사건과 관련, 경찰이 신청한 3차례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지만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결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담당검사가 별도의 보완수사 요구 없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경찰 주장과 달리, 3차례에 걸친 구속영장(사후영장 1차례, 사전영장 2차례) 신청 과정에서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점,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요구했다는 입장이다.

검찰의 요구에도 경찰은 전혀 보완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검찰은 또 경찰의 인권 침해, 불법 체포 등을 주장하는 일부 피의자들의 고발장 등을 감안하면 자칫 경찰 수사자료에 대한 증거능력 문제점 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영장 기각 사유로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고발된 것은 맞지만 검거 과정에 있어서 위법성은 없었다”는 전남청 주장과 달리, 체포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확보한 증거와 자료 등은 법률적 효력이 없는 만큼 불법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경찰이 이들 피의자를 구속하려고 내민 증거자료를 토대로 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다.

영장심의위는 ▲검사가 보완 수사 요구 없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한 결정서를 송부한 경우 ▲경찰의 영장신청일로부터 5일이 지나도록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경우 ▲경찰이 죄명과 사실관계가 동일한 내용의 영장에 대해 두 차례 보완수사 요구를 받아 이행한 경우 등에 대해 경찰이 7일 내에 영장심의위에 심의 신청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각에는 영장심의위 규칙상 검찰이 보완 수사 요구를 했고 경찰의 보완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검찰 주장대로라면 영장심의위가 경찰의 심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형편이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 간 신경전도 감지된다.

경찰은 최초 6명에 대한 사후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기각했고 보완수사 요청을 했다. 경찰은 당시 관련 내용을 보강해 4명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었다. 검찰은 또다시 보완 요구를 하며 기각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번엔 검찰 요구에도 별도의 보완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그대로 영장을 재신청했고 곧바로 영장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도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지 않자 심의 신청 조건인 ‘세 차례의 보완 수사를 요구받은 날’이라는 규칙을 이용하려 한 것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경찰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과 관련, “우리가 확보한 수사 자료만으로도 충분히 혐의를 입증할 수 있고 구속영장을 발부받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한편, 전남청 사이버수사대는 가짜 주식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수십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28명을 검거한 것과 관련, 체포과정에서 인권을 침해당했다는 일부 피의자들의 고발장이 의정부지검에 접수된 데 따라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