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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한국 배우 첫 오스카 품다
74세 연기 열정 …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재치있고 겸손한 수상소감 화제
2021년 04월 26일(월) 20:30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74)이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윤여정(74)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윤여정은 26일 오전(현지시간 25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유니온스테이션과 돌비극장 등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의 순자 역할로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아시아 배우로는 ‘사요나라’(1957) 우메키 미요시에 이은 두 번째다. 특히 이번 수상은 지난해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등을 휩쓸며 세계 영화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기생충’이 이루지 못한 유일한 성과로 의미가 남다르다.

윤 씨는 이번 영화를 통해 30여 개가 넘는 해외 연기상을 휩쓸었고, 미국 배우 조합상(SAG)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에서 여우조연상을 석권하며 오스카 유력 후보로 지목됐다. 지난 1년여 동안 다양한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온 가운데, ‘미나리’가 받은 100여 개의 상 중 30여 개가 윤 씨가 받은 연기상이다. 또한 할리우드의 각종 시상식 결과를 예측하는 골드더비는 그를 여우조연상 후보 1위로 꼽았다.

이날 수상자 호명에는 ‘미나리’의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직접 나섰다. 윤 씨는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후 무대에 올라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털사에서 영화를 찍을 때 어디 있었냐?”는 농담을 던져 웃음을 줬다. 이어 “아시다시피 나는 한국에서 왔고, 윤여정이다. 유럽 분들은 제 이름을 여영이나 유정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해 다시 한번 웃음을 안겼다.

윤 씨는 아카데미 관계자와 ‘미나리’ 가족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 한예리, 노엘, 앨런 등을 차례로 부르며 우리는 모두 가족이 됐다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 우리의 선장이자 나의 감독이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두 아들과 김기영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윤 씨는 “두 아들이 항상 저에게 일하러 나가라고 잔소리를 한다.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게 됐다”며 “김기영 감독은 나의 첫 번째 영화를 연출한 첫 감독님이다. 살아계신다면 수상을 기뻐해 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93회 아카데미 작품상은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가 차지했으며, 여우주연상도 ‘노매드랜드’의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더 파더’의 앤서니 홉킨스가 수상했다.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지만, 여우조연상 외 수상에는 실패했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