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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SOC 비전이 없다] 일제강점 후 111년 … 서울~부산 중심 개발에 호남은 ‘섬’
<1> 공항·항만·철도 불균형 심화
가덕도신공항 건설되면 부산항·동남권 물류분야 경쟁력 쏠림 가속
호남권 기반시설 계획은 번번이 좌절…신국토균형발전 전략 세워야
2021년 03월 04일(목) 00:00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우리나라 물류교통의 중심이 부산·울산·경남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기존의 부산항, 김해공항에 가덕도신공항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남권의 관문이자 지역경제의 핵심 SOC(기반시설)인 무안국제공항, 광양항의 위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가 수도권, 동남권 등에 크게 뒤쳐져 있는 기반시설의 비전을 수립하고, 정부에 요구해 관철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제강점기 이후 111년간 기반시설은 경부(서울~부산)라인을 중심으로 들어섰다. 일제가 일본에서 가장 가까운 부산과 수도인 서울을 신속하게 잇기 위해 경부선(1905년 개통)이 우리나라 SOC의 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경부선은 일제강점기인 1939년 복선화됐지만, 경부선의 지선 형태로 설치된 호남선(1914년 개통)은 복선화하는데만 90년의 시간이 걸렸다. 대일의존도가 높았던 박정희 군사독재시절인 1970년 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되며, 경부라인은 한층 굳건해졌다. 이 같은 추세는 역대 정부에서도 계속됐으며, 문재인 정부 들어 수도권과 충청권에 더해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은 더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부산항, 김해공항을 가진 부산·울산·경남에 가덕도신공항까지 더해지면서 부울경의 물류 분야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울경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기 위해 권역 내 철도망·도로망 등을 신속하게 하는 ‘동남권 메가시티’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부산항이 광양항과 함께 ‘투 포트’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원 포트’로서 정부의 절대적인 투자를 받고 있는데다 인천국제공항의 물동량을 양분할 수 있는 가덕도신공항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부를 촘촘히 연결하는 광역철도망까지 정부 지원으로 구축하게 되면 완벽한 교통물류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동남권이 서남권까지 아우르는 상황으로의 전개도 예상된다. 광양항이 부산항의, 무안국제공항이 가덕도신공항의 하위에 자리하며 그 보완적인 기능에 멈춰 설 수 있다는 것이다.

광주일보가 제5차 공항개발종합계획(2016~2020), 제4차 항만기본계획(2021~2030),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6~2025) 등 정부 계획을 분석한 결과 계획 전반에 수도권, 충청권, 동남권만이 강조됐을 뿐 국토 서남권인 호남의 존재감이 미미했다. 서남권의 기반시설에 대해서는 근근이 설치 그 자체에 ‘찔끔’ 예산만 지원하는데 반해, 수도권, 충청권, 동남권 등은 시스템의 고도화와 함께 신속한 연계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불균형’이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국가불균형 개발의 상징인 경부선이 현 정부에서도 강하게 작용하면서 경부라인에 자리한 지역에만 정부의 기반시설 투자가 집중되는 폐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호남권의 기반시설 계획들과는 달리 가덕도신공항의 경우 예타를 면제할 근거를 마련하는 등 정치권, 정부에서 강력히 지원한 점도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박재영 광주전남연구원장은 “1960년대 이후 산업화과정에서 경부를 축으로한 불균형성장전략 추진에 따른 호남 소외가 계속 심화하고 있다”며 “소외와 불균형에 대한 시정없이 수도권과 경부축을 중심으로 해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전환과 신균형발전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