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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목싸목 남도 한바퀴-순천 로컬푸드] 눈도 입도 즐거운 잘 차려진 ‘순천한상’
자연 그대로 한식 브랜드 개발
여자만·순천만서 잡은 ‘꼬막’
전·김치·회무침·탕수 등 요리
2021년 02월 15일(월) 22:30
‘순천산사’ 지정음식점인 선암사 입구 ‘순천산식’의 상차림. 사찰음식을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한 요리가 주를 이룬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맛있는 도시’ 순천으로 떠나는 힐링여행. 순천만습지와 순천만 국가정원을 품은 순천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과 람사르 습지도시로 지정됐다. 올해는 ‘동아시아 문화도시’로도 선정됐다. 생태수도답게 자연이 선물한 식재료로 맛볼 수 있는 음식도 다양하다. 여행자에게 위안과 용기, 힐링을 안겨주는 순천으로 안내한다.

순천한상 음식점 '밥꽃이야기'가 개발한 꼬막삼합.
◇자연의 맛 ‘순천한상’

순천은 자연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생태와 미식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지세와 물이 좋기로 이름났으며 산과 들, 강과 바다가 오밀조밀 연결돼 있어 천연의 건강한 맛을 가진 에코 푸드가 풍부하다. 순천만에서 자란 꼬막과 짱뚱어, 칠게, 순천의 산과 들에서 나는 로컬푸드만으로도 수랏상 못지 않은 만찬이 탄생한다.

그만큼 순천지역의 산물은 예로부터 다양하고 풍요로웠다. 순천시는 이같은 맛의 전통을 살려 계절별로 모든 맛을 느낄 수 있는 한정식 브랜드 ‘순천한상’을 탄생시켰다.

순천한상은 가격대별로 실속형, 일반형, 고급형으로 나뉜다. 실속형은 소박하지만 재료와 맛을 인정받은 상차림이다. 낮은 가격대에서 순천의 계절별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지정음식점은 순천만에 위치한 ‘밥꽃이야기 들마루’다.

꼬막 회무침.
순천한상 일반형은 실속과 고급의 중간단계로 대중적인 한정식을 표방한다. 지정 음식점은 순천시내에 위치한 ‘향토정’으로 2대에 걸쳐 순천 고유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맛과 멋이 더해진 한상을 차려낸다.

고급형은 한상 가득 순천의 풍성함을 느낄 수 있는 상차림이다. 순천에서 나는 산해진미를 절기별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전통적인 고급 한정식이다. 지정 음식점은 순천시내에 위치한 ‘신화정’이다.

정유진 순천시 문화관광과 음식관광팀장은 “자연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전라도 전통의 맛을 계승하는 순천에서는 ‘무엇이 맛있냐’는 질문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건강하고 풍요로운 자연의 맛을 차리는 ‘순천한상’을 찾아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자신했다.



‘순천한상’ 지정음식점인 ‘밥꽃이야기 들마루’가 자랑하는 꼬막정식 차림.
◇꼬막 가득한 순천한상

‘순천한상’ 실속 상차림 지정 음식점인 ‘밥꽃이야기 들마루’는 꼬막요리 전문점이다. 꼬막으로 한상차림이라니 기대감 급상승이다.

벌교꼬막의 명성에 밀린 게 억울하다는 순천꼬막. 그도 그럴 것이 예부터 전국 꼬막 생산량의 70%가 순천에서 나왔단다. 귀한 식재료로 여겨왔던 꼬막이 순천에서 만큼은 흔하게 맛볼 수 있었던 것도 생산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순천에서는 사계절 내내 물 좋은 꼬막을 맛볼 수 있으며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가 가장 맛있는 꼬막철이다.

꼬막 요리가 상에 오르지 않으면 한정식 상차림이 될 수 없을만큼 귀한 대접을 받는 꼬막은 여자만과 순천만에서 가장 많이 잡힌다. 대부분이 소뎅이 포구를 통해 전국으로 유통된다.

‘밥꽃이야기’의 인기메뉴는 신선한 꼬막을 다양한 요리로 맛볼 수 있는 꼬막정식이다. 꼬막정식은 순천을 찾은 여행객들이라면 꼭 먹어야하는 필수음식 중 하나로 꼽힌다.

“꼬막은 어떤 음식과 함께 요리해도 잘 어울리는 최고의 식재료에요. 머릿속에 생각나는대로 조리를 해도 실패하지 않고 맛있는 요리가 탄생하는 거죠. 냄새나지 않게 손질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싱싱한 꼬막이라면 문제 없습니다. 꼬막의 생명은 첫째도 신선, 둘째도 신선입니다.” 밥꽃이야기 들마루 이형래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가 선보이는 꼬막요리는 다채롭다. 순천만에서 자란 미나리와 느타리버섯으로 맛을 낸 꼬막전, 돼지떡갈비 도라지구이 알꼬막을 함께 먹는 꼬막 삼합, 찹쌀밥에 양념꼬막을 비벼 구운김에 싸먹는 꼬막김밥, 미나리와 함께 버무린 꼬막 김치, 한달 이상 숙성시킨 수제 초고추장으로 맛을 낸 꼬막회무침, 아이들이 좋아하는 꼬막 탕수와 꼬막 깐풍기, 평범한 보쌈에 꼬막장을 더해 식감과 맛을 살린 꼬막보쌈 등 그야말로 꼬막 성찬이다.

◇정갈한 손맛 산사음식 ‘순천산사’

순천이 자랑하는 또 하나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조계산 아래 선암사, 송광사 등 유명사찰에는 일년 사계절 불자들과 탐방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2018년 6월 선암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찾아오는 이는 더욱 많아졌다.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두 사찰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사음식도 발달해 왔다. 산사음식은 자연이 준 선물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유지하기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다.

순천시는 ‘순천한상’과 함께 마음을 치유하고 건강을 생각하는 산사음식 ‘순천산사’를 개발했다. 순천산사는 절에서 맛보는 사찰음식과는 다르다. 기존 사찰에서 만들어왔던 요리들을 ‘현대인의 건강한 음식’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탄생시켜 음식점에서도 맛볼 수 있게 했다.

음식 가짓수와 금액에 따라 산사만찬, 산사정찬, 산사비빔밥 3가지 메뉴를 구성했다. 산사음식의 진수를 보여주는 산사만찬은 한상 가득 정갈한 손맛을 즐길 수 있는 4인 만찬밥상이다. 산사정찬은 산사음식을 부담없이 맛볼 수 있는 2인이상 정찬 밥상이며, 산사비빔밥은 녹차묵과 나물을 주재료로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1인 단품 밥상이다.

순천산사 지정음식점은 송광사 인근 ‘소소산식’과 선암사 입구에 자리한 ‘향토예찬’, ‘순천산식’ 3곳이다. 산사만찬, 산사정찬, 산사비빔밥을 맛볼 수 있는 ‘소소산식’은 3대 전통 대물림 맛집으로 연잎밥이 일품이다. 산사정찬과 산사비빔밥을 선보이는 ‘향토예찬’은 25년 토종 맛집으로 손꼽힌다.

선암사 입구 ‘순천산식’은 산사정찬과 산사비빔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산사정찬을 주문했더니 한상 가득 음식이 차려진다. 고기 반찬은 보이지 않지만 부족함 없는 건강한 식단이라는 느낌을 준다.

“산사음식이라고 해서 사찰음식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산사음식은 사찰음식을 기본으로 두되 이를 응용해서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게, 누구나 부담없이 먹을 수 있도록 맛을 낸 음식입니다.”

더덕잣샐러드
가장 맛이 궁금한 요리는 더덕잣샐러드. 보통 더덕의 경우 통으로 양념을 묻혀 구이로 나오는데 이곳은 샐러드로 요리했다. 깔끔하게 손질한 더덕은 두드려서 부드럽게 한 다음 찢고 그 위에 잣가루를 뿌려 풍미를 더했다.

더덕은 손질하는게 고된 식재료다. 더덕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내게 하는 사포닌 성분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더덕을 손질할 때 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여러차례 장갑을 바꿔가며 껍질을 벗겨낸 덕에 하얀 속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시간이 지나면 갈변하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 놓을 수 없이 매일 손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손님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주방에 머무른다.

연근과일샐러드
연근과일샐러드도 귀한 음식이다. 소스와 함께 버무린 샐러드는 식전 입맛을 돋우는데 큰 역할을 한다. 두부와 채소, 표고버섯을 갈아만든 두부 떡갈비는 부드럽게 씹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좋다.

갖가지 버섯과 야채를 넣어 만든 잡채나, 도토리묵 무침, 갖가지 나물 반찬으로 만족스러운 한끼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개인별로 제공되는 갓 지은 솥밥이 가장 만족스럽다.

순천산식 권숙희 대표는 “산사음식이라고 해서 굳이 산에서 나는 음식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며 “건강한 음식을 먹고 돌아간다는 기분이 날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