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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기 중부 취재본부장] 언론 길들이기
2021년 02월 09일(화) 07:00
장흥지역 사회가 군수의 언행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정종순 장흥군수는 최근 소셜미디어(페이스북, 밴드)로 군정 치적을 알리다 공직선거법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정 군수는 올해 1월부터 페이스북에 군정 홍보 글을 올리고 산하 공무원들로 하여금 “좋아요, 공유하기, 댓글달기”를 유도하다 선거법 위반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페이스북 홍보전략을 중단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 업무는 뒷전이고 단체장 SNS 확인하느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푸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 간부 공무원들의 충성 경쟁은 낯 뜨거울 정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사권을 쥐고 있는 군수가 공무원사회 줄세우기와 충성도 경쟁을 시킨다며 뒷말이 무성하다.

정 군수의 공직사회 충성 시험대는 지난해 6월 군청 간부들 단체 카톡방을 통해 심야 술판을 벌이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어 지난 4일에는 간부회의 석상에서 벌어진 언론보도 분석 발언이 도마위에 올랐다. 정 군수는 이 자리에서 “밝은기사를 내는 언론사는 지원하고 그러지 못한 언론사는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주문했다.

민선 단체장의 이런 언행은 과거 5공 군사문화 시절에나 있을 법해 민주화 언론환경에 역행하는 태도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비판이나 지적기사를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홍보(광고비) 지원을 하지 말라는 발언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알권리를 전달하는 언론을 군민 세금으로 편성된 예산을 앞세워 탄압하려는 의도로 볼수 밖에 없다.

장흥군의 연간 홍보 예산은 지난해 9억3000만원, 올해는 9억8000만원이 편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보 예산을 말 잘듣는 언론사에게만 쌈지돈 나눠주듯 집행하는 것은 언론 길들이기의 위험한 발상이 아닐수 없다. ‘달면 삼끼고 쓰면 뱉는식’의 장흥군 홍보대응 전략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정 군수는 지역 현안으로 떠오른 새조개 채취 민원과 관련해 지난달 21일 사기,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피소됐다. 이런 이유 등으로 최근 본인에 대한 여러 의혹의 기사들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어 심기가 불편한 언론사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단체장들이 홍보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지만 비판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없다면 성공적인 군정 수행은 모래성 쌓기에 불과할 것이다.

/ky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