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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준 퍼스널 지오그래픽, 조병준 지음
2021년 01월 23일(토) 10:00
시인이자 문화평론가 그리고 1세대 배낭 여행자, 캘커카 마더 테레사 하우스 자원봉사자. 이색적인 이력이 눈에 띄는 저자일수록 그가 펴낸 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조병준이 그렇다. 그는 시처럼 살고, 길 위에 살고, 오지랖 부리며 살았다.

그가 5년 만에 펴낸 ‘조병준 퍼스널 지오그래픽’은 그의 삶을 닮은 에세이집이다. 지난 30여 년간 기고했던 글 중에서 출간되지 않았던 이야기를 추려 엮었다. 책은 당시 원고에 현재의 소회를 붙였으며, 그로 인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서른과 마흔 즈음에 썼던 글을 지금의 시각으로 들여다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좋은 글은 시대를 초월해 울림을 주기 마련이다. 저자의 글에는 방대한 잡학사전과 같은 분위기를 발한다. 그의 잡(雜) 학은 두루두루 걸쳐 있다. 문학과 과학, 예술이 교차하며 사회와 문화가 서로 이접(異接)한다. 내 이웃을 이야기하면서도 지구촌 너머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30년 전 첫 여행에서 서른 번째 생일을 길 위에서 맞았던 저자는 2020년 가을에는 긴 여행을 떠나겠노라고 얘기했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사방’이 막혔다. 역병이라는 고대 언어가 다시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오면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런 가운데 이번 책 작업은 ‘흩어진 구슬 서 말 꿰기’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저자는 “세상에 흩어진 내 글들을 모아 보면, 어설프게나마 지도 한 장은 그려지지 않을까 하는 믿음 또는 바람에서 출발한 작업이 이렇게 일단 마무리되었다”며 “열심히 그린다고 그린 지도가 오히려 길을 잃게 만드는 지도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며 말한다. <수류산방·2만1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