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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 신청’ 광주 청연한방병원 채권자들 “돈 떼이나” 분통
고리 조건 돈 빌린 채권자만 수백명…“1000억 이상” 설왕설래
지역 재력가·건설업자·유력 인사·공무원 등 연루설 ‘파다’
2020년 11월 27일(금) 00:00
경영난으로 법인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청연 메디컬 그룹의 청연한방병원 전경. /연합뉴스
광주 청연 메디컬 그룹 관계사 5곳이 경영난으로 법인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역에 파장이 일고 있다.

청연메디컬그룹에 막대한 자금을 빌려줬다가 돈을 떼일 처지에 몰린 지역 재계와 공무원, 유력 인사 등의 ‘투자 피해’ 사례가 떠도는가 하면, 피해자 규모도 수백 명에 달할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연 메디컬 그룹 관계사인 청연홀딩스, 청연인베스트먼트, ㈜씨와이가 최근 서울회생법원 회생 18부에 법인 회생절차 신청서를 냈다. 청연인베스트먼트는 비주거용 건물 임대 사업, 청연홀딩스는 병원 경영 컨설팅 업체다. 씨와이는 장성에 설립된 한의약품 제조·유통업체다.

법원이 이들 법인에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회생 인가 여부가 결정 날 때까지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이나 재산 임의 처분 등이 금지된다.

법인뿐만 아니라 청연한방병원 대표원장 A씨도 일반회생 절차 개시 신청서를 냈고, A씨의 부인을 비롯 서광주 청연요양병원 대표원장, 수완청연요양병원 대표원장 등도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무리한 사업 확장 전략을 펼치다가 자금난에 봉착하면서 이같은 사태로 번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청연한방병원이 지난 2008년 광주 서구 치평동에 문을 연 뒤 전국에 병·의원 14곳을 운영하는 등 사업을 확장했고 해외 의료기관 개설, 한약재 제조, 부동산 시장까지 행보를 넓히다가 불거진 현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츠 매각에 나섰다가 실패하면서 법정관리와 개인회생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메디컬 그룹 직원들 사이에서는 법정관리나 개인회생 신청을 앞두고 급여지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계자 등이 올린 글 등이 공유되면서 배경이 드러나는 분위기다.

특히 청연 메디컬그룹 관계사들이 법원에 법인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면서 제출한 채권자만 200명이 넘으면서 채권자 현황 및 이들의 투자규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청연 메디컬그룹 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10억을 빌려줬다가 못 받는 사람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가 하면, 학연·지연 등으로 얽히면서 수십억 원을 빌려줬다는 경찰·공무원 간부들 연루설도 퍼져나가는 상황이다.

지역 경제계도 거론되고 있다. A씨 장인이 호반그룹 계열 건설사 대표이고, 처 이모부가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 유력 자산가들이 믿고 투자하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는 말도 나온다.

더욱이 A씨가 오랜 기간 한방병원 등을 비롯한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많은 인사들과 교류해온 데다, 200명이 넘는 채권자 숫자를 고려하면 채권 규모가 수백 억원을 넘어 1000억원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투자비를 끌어 모은 사례에 대한 소문도 무성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높은 이자를 지급받기로 투자비를 맡긴 탓에 무작정 손해를 봤다며 요구하기도 어려운 투자자들도 있다는 게 한방병원 안팎에서 들리는 소문이다. 거액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게 된 채권자들의 고소 등 법적 대응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에도 실제 고소 사례는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법원은 법인의 회생계획안 등을 검토한 뒤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