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국립 심혈관센터 설립의 꿈을 위하여
2020년 11월 26일(목) 06:00
정 명 호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가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협심증, 심근 경색증,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 또한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암이 사망 원인 1위이지만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는 허혈성 심장 질환이다. 또한 국내에 한정해 보더라도 암은 인체의 모든 장기에 발생하는 암을 포함하는 반면 단일 장기 질환으로서는 심장병이 단연코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필자는 2005년부터 꾸준히 우리나라에도 외국처럼 국립 심혈관센터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국립 심혈관센터 설립을 통해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의 치료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연구를 해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의료 산업을 활성화하여 국가 경제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은 고령화로 인해 심뇌혈관 질환자가 급증하고 있고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 한국광기술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심혈관스텐트연구소, 장성 나노바이오연구센터, 장성 마이크로 응용레이저 지원센터, 고분자 융복합 지원센터, 정읍 방사선과학연구소, 정읍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분원,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등 첨단 의료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국책 사업이 충청 및 영남 지역에 편중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호남 지역에 국립 심혈관센터를 설립해야 하고, 향후 동남아 진출을 고려하더라도 호남이 지리적으로 유리하다.

필자를 비롯한 연구진들은 1996년 국내 최초로 동물 심도자실을 설립한 이래로 현재까지 3400여 마리의 세계 최다 동물 심도자 실험을 진행해 왔고, 대학병원 이름으로 심혈관계 스텐트를 개발했으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심근 경색증 환자의 치료와 심장혈관 중재술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전국에서 발생하는 심근 경색증 환자의 치료법과 예방법을 찾아내기 위하여 한국인 심근 경색증 등록 연구를 통해 세계적인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2007년 일간지에 국립 심혈관센터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광주과학기술원 옆에 있는 전남 장성 나노산업단지가 최적지임을 제시한 바 있다. 그 당시 유두석 장성 군수가 전남대 공과대학 강신영 교수의 권유로 연락을 해왔고 구체적인 계획을 들어주었다. 2007년 12월에는 국립 심혈관센터 설립이 대선 공약으로, 2008년에는 총선 공약으로 선정됐으나 실질적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그 후 2009년 장성군청에서 국립 심혈관센터 추진을 위한 정책 포럼을 연 데 이어 2010년에는 강정채 전남대 총장과 함께 국립 심혈관센터 추진위원회를 설립했으며 2011년 7월 18일에는 이낙연 당시 국회의원과 함께 정책 포럼을 개최하는 등 꾸준히 국립 심혈관센터 설립의 꿈을 키워왔으나 이루지 못했다. 2017년 1월 1일에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면담해 국립 심혈관센터 설립에 대해 건의하고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으며 같은 달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포럼에서 소개되면서 비로소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2018년에는 보건산업진흥원에서 국립 심혈관센터 설립 필요성에 대한 용역 과제가 진행됐고, 2020년에는 광주 연구개발특구에 포함되어 있는 장성 지역에 국립 심혈관센터 설립에 대한 용역이 진행돼 현장 방문까지 이루어졌다. 그리고 국립 심혈관센터 설립 계획이 국회 보건복지부 상임위원회에서 승인되었고 드디어 내년 예산에 토지 매입비와 기본 설계비가 포함돼 국립 심혈관센터 설립의 꿈이 10여 년만에 이뤄지게 되었다.

국립 심혈관센터는 심혈관 질환의 통합 관리 체계 구축 및 특성화된 최첨단 복합의료시설 건립에 대한 기초 연구를 진행하여 향후 국민의 건강 증진과 국내 의료산업 집적화는 물론 정부의 정책 반영·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그 역할은 크게 심혈관 질환 통합 관리, 연구 개발 및 전문 인력 양성, 임상, 예방 및 재활 치료, 심혈관계 의료산업 활성화로 나눌 수 있다. 이를 통해 첨단 의료 산업 기술 혁신 및 국가 성장 동력 육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시작하게 될 우리나라 국립 심혈관연구센터는 비록 처음에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기초 및 임상 연구로 시작해 그 역할을 확대해 가면서 향후 일본, 미국, 독일, 싱가포르의 국립 심혈관센터보다 더 큰 발전을 이룩해 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의 사망률 및 후유증을 감소시켜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국제적인 연구를 수행하여 학문적 기여는 물론 의료기기 산업단지 유치를 통해 호남의 희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