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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위험지역 ‘특례군’ 빨리 지정해야
2020년 11월 24일(화) 05:00
이 진 택 제2사회부 부국장
13년 전인 2007년 9월 21일 구례군청 상황실에서는 당시 서기동 구례군수를 비롯한 간부들이 모여 인구 3만명 회복을 위한 신규 시책 보고회를 가졌다.

2030년까지 23년 동안 인구정책을 펴 2만8000여명 인구를 3만명으로 2000명 이상 늘린다는 것이 목표였다. 당시 23년간 인구 2000명을 늘리는 것에 대해 대단치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2020년 지금, 앞으로 10년 후 구례인구가 3만명으로 늘어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하면 어느 누구도 자신있게 “가능하다”는 말을 내놓지 않는다.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구례군의 현주소를 보자. 10월 말 현재 구례군 가구수는 1만3295가구다. 이 중 절반 가량이 혼자 사는 1인 가구다. 인구는 2만5578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905명이 줄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한 달여 남은 연말까지 더하면 1000명 넘게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65세 인구는 9305명으로 전체 인구의 36.4%를 차지, 이미 ‘초고령사회’이다. 90세 이상 인구는 1.6%인 399명으로 이 중 22명은 100세가 넘는다. 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전국 평균 0.918명 보다는 다소 높은 1.136명이다.

그러나 지역소멸위험지수(20~39세의 가임여성 인구를 65세 인구로 나눈 값)는 0.203이다. 처음 지수를 산출한 2013년에는 0.279였는데 7년 사이에 0.076이 낮아졌다.

위험지수가 0.5 이하일 경우에는 큰 요인이 없는 한 향후 30년 뒤면 그 지역이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0.2 이하가 되면 ‘소멸 고위험지역’으로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을 가르킨다.

구례군은 꾸준한 귀농·귀촌 정책과 농공단지 조성 등을 통해 인구 유입 시책을 펴왔다. 다각적인 출산 정책과 육아 지원, 노인복지 정책 등 인구 늘리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초고령사회에서의 인구감소세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 지난 5년간 귀농귀촌 인구가 2309명으로 전체 인구의 9.0%에 달했지만, 이 중 30% 가까이는 다시 구례를 떠나고 말았다.

이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농촌의 실상이며, 농촌지역 지방자치단체의 현실이다.

지난달 15일 충북 단양군에서 인구 3만명 미만이거나 면적 1㎡당 인구밀도 40명 미만의 24개 기초자치단체들이 ‘특례군 도입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정부가 ‘특례군 제도’를 도입해 인구소멸위험 지자체를 적극 도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인구가 적기 때문에 정부의 특별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다. 전국 24개 기초단체 중 전남지역은 구례와 곡성 2개 군이 속한다.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충북 제천·단양)은 소멸위험지역의 심각성을 제기하며 균형발전을 위해 특례군 제도 도입을 위한 ‘지방자치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뒤 정부와 여·야당의 초당적 협조와 지원을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도 ‘지방소멸위험지역 지원특별법’을 발의한 상태다.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그 어느 때보다 ‘특례군 제도’ 도입이 절실하다. 소규모 지자체들이 지쳐 쓰러지기 전 ‘특례군 지정’이라는 물을 부어 소생시켜야 한다. /li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