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노래한 대중음악인들 강연] ‘이별의 광주역’, ‘무등산 처녀’… 80년대부터 충장로·금남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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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를 노래한 대중음악인들 강연] ‘이별의 광주역’, ‘무등산 처녀’… 80년대부터 충장로·금남로 등장
음악인들이 느꼈던 광주 의미 전해
황금심·인순이·주병선 등 조명
90만 가요 중 광주 다룬 곡 80여곡
2020년 11월 04일(수) 23:00
‘무등산 걸린 달아 구비치는 광천교야 호남열차 객창으로 바라보니 반갑구나’(윤일로 ‘광주야곡’ 중)

대중가요 속에 등장하는 광주의 모습은 어떨까. 또 광주를 소재로 한 노래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우리나라 대중가요 곡수는 90만여곡. 그 중 광주를 다룬 대중가요는 70~80여곡 뿐이다. 이 곡들에는 주로 무등산 수박, 광주역, 지산동 딸기밭 등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최근 광주음악산업진흥센터 별관에서 제4회 광주학 콜로키움 ‘광주를 노래한 대중음악인들’이 열렸다. 이날 주광 한국방송DJ협회 기획이사가 대중가요 속에서 묻어나는 광주의 옛 정취와 노랫말 속에 담긴 도시 발전상을 이야기하면서, 당시 음악인들이 느꼈던 광주에 대한 색다른 의미를 전했다.

당시 제작된 음반 사진, 신문기사와 함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이번 콜로키움은 마치 옛날로 떠나는 ‘타임머신’같았다.

옛가요 연구모임 ‘유정천리’와 한국대중음악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인 주 기획이사는 이번에 광주를 노래한 대중가요 18곡을 공개했다.

주 기획이사는 “한국 가요사에 가수 이난영이 부른 ‘목포의 눈물’과 남인수의 ‘이별의 부산 정거장’, 안정애의 ‘대전블루스’, 패티김의 ‘서울의 찬가’ 등 지명을 넣어서 사랑받는 히트곡들이 많이 있지만 대중가요 속 광주는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라며 “우리 도시를 노래한 음악인들은 누가 있었고, 가요 속 광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라는 생각에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강연의 의의를 설명했다.

주 이사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때는 광주에 관한 노래가 거의 없었다. 광주를 주제로 한 가요는 광주 인구가 급등하기 시작한 1950년대 후반부터 발표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곡으로는 남성봉의 ‘서울행 삼등실(1959)’과 윤일로의 ‘광주야곡(1959)’ 등이 있다.

이후 1960년대부터 ‘이별의 광주역(1961)’, ‘남도 신 아리랑(1961)’, ‘무등산 아가씨(1962)’, ‘무등산 처녀(1964)’,‘광주역의 밤비(1966)’, ‘호남 나그네(1967)’, ‘광주 에레지(1967)’ 등이 불리기 시작했다.

황금심이 부른 ‘무등산 처녀’ 가사를 보면 ‘무등산 딸기밭에 딸기따는 저 처녀야’가 나오는데 이를 통해 무등산에 딸기밭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남도 신 아리랑’에는 1970년대까지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은 무등산 산장호텔이 등장한다. ‘무등산 화전밭은 어데가고 멋쟁이 아가씨만 넘나드느냐 신식 호텔이 생겼다네’에서 ‘신식 호텔’이 바로 무등산 산장호텔이다.

주광 한국방송DJ협회 기획이사
이후 1970년대 유신정권 시절에는 광주를 노래한 가요를 찾아볼 수 없었지만 1980년대부터는 충장로, 금남로를 소재로 한 곡이 나온다.

1984년 이장순이 발표한 ‘충장로의 밤’은 ‘잊지못할 충장로의 밤 이별의 충장로의 밤’이라는 가사를 통해 이별을 이야기하며, 임우정의 ‘광주브루스(1989)’에는 ‘무등산 기슭’과 ‘충장로 거리’가 나온다. 이후에 나온 곡들을 살펴보면 ‘무등산 에레지(1989)’, ‘들꽃처럼(1995)’ 등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곡들이 발표된다.

그중 가장 눈의 띈건 김우정의 ‘광주 브루스(1989)’. 이 곡은 작곡가 박춘석이 죽은 양아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KITV에서 방영된 ‘광주를 말한다’ 배경음악으로 나가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박 씨는 망월동 묘역에서 못다핀 꽃망울로 떨어져간 5·18 희생자들을 보고는 자식과 형제를 잃은 광주시민들의 아픔에 공감했고, 이 곡을 만들었다. 광주 출신 신인가수였던 김우정이 불러 더욱 화제가 됐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Ma City(2015)’를 마지막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주 기획이사는 “광주 소재 노래를 찾는데 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꼈다”며 “5·18에 매몰돼 아픔을 재생산 하는 곡들이 많아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곡 많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며, 광주도시재생사업 등에 광주노래가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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