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미디어아트창의도시 어제와 오늘
예술·과학 그리고 기술의 융합…‘창의의 씨’ 뿌리다
![]() 2020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본전시. 에어바운스 기능의 조형물에 프로젝션 맵핑을 이용한 작품 ‘빅풋’(임용현, 이성웅, 폴 바주카의 ‘Happiness’). |
미디어아트 하면 가장 먼저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을 떠올릴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40년도 전인 1974년 백남준은 TV와 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해 ‘TV부처’와 같은 작품으로 비디오예술의 지평을 열었다. 센세이션한 발상과 작품은 새로운 예술 장르를 개척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오늘날 미디어아트는 대상과 도구, 발상과 창의력 면에서 눈부신 도약을 이뤘다. 컴퓨터와 카메라, LED, 3D 프린터 등 뉴미디어를 망라한다. 미래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른 인공지능과 AI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한 전방위적인 아트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에서 쓰고 있는 미디어아트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미디어가 먼저인지, 아트가 먼저인지에 따라 의미는 달라진다. 미디어(media)는 예술에서 재료를 뜻하는 미디엄(medim)의 복수형이다. 아트(art)는 말 그대로 예술을 의미한다.
미디어아티스트 이재민은 ‘안녕! 미디어아트’에서 “미디어아트는 새로운 미디어 기술 및 장비를 예술표현의 도구로 활용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예술”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미디어아트에 대한 개념과 장르, 범위 그리고 이면에 드리워진 가치와 철학은 그 폭이 넓다. 과거의 예술과는 차원이 다른 영역과 부분을 포괄한다고 할 수 있다.
지역에서는 광주 미디어아트 플랫폼 외에도 담양 죽녹원에 있는 이이남 아트센터가 미디어 아트를 구현한 공간으로 꼽힌다. 담양 출신인 이이남 작가가 대나무를 영상으로 형상화한 작품을 비롯해 김홍도의 ‘묵죽도’, 조익의 ‘청죽도’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는 미디어아트가 미디어와 첨단 기술 뿐 아니라 자연과 인물, 인문과의 융합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광주미디어아트창의도시의 핵심 축이자 관련 콘텐츠를 선보이는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이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한 페스티벌은 척박한 미디어아트 분야에 ‘창조적 씨를 뿌렸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한마디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볼 수 있다.
2012년 ‘빛과 사람’을 주제로 열린 제 1회 페스티벌은 진시영 작가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2013년은 이이남 작가가 예술감독을 맡아, ‘I Love Media Art’라는 주제로 페스티벌을 이끌었다. 2014년은 ‘미래의 빛’을 주제로 열렸으며 정운학 작가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이어 2015년은 빛고을시민문화관을 비롯해 유니버시아트파크, 아시아문화전당 등지에서 ‘빛의 대화’(예술감독 백종옥)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2016년에는 아시아문화커뮤니티공원과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살아있는 예술’(예술감독 신도원)을 주제로 펼쳐졌다.
2017년에는 성용희 예술감독 지휘 아래, ‘Human×Machine System’이라는 주제로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이 열렸다. 당시에는 심포지엄 전문요원 양성교육을 비롯해, 레지던스오픈 스튜디오, 주제전, 특별전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2018년의 주제는 ‘알고리즘 소사이어티 기계-신의 탄생’. 유원준 감독이 맡아 총 8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별히 이때는 게임아트 워크숍, 예술리서치프로젝트, 특별전(유네스코 창의도시 교류전)이 개최됐다.
2019년은 광주가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지정된 지 5주년이 되는 해였다. 지난해에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의 위상을 제고하고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뒀다. ‘치유도시’(White Magic City)라는 주제로 아시아문화전당 복합6관 내·외부, 미디어월, 하늘마당 일원에서 열렸는데 주제에 담겨 있는 ‘백마법’(White Magic)은 ‘바람직한 목적에 사용되는 마법’, 즉 이타주의를 의미한다.
올해 미디어아트페스티벌(10월 14일~18일)은 광주 시내 갤러리 곳곳을 활용했다는 데 특징이 있다. 올해는 광주시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공동 주최했으며, 5·18민주광장을 비롯해 전당 곳곳이 전시장으로 활용됐다. 전당의 ‘야광(夜光) 전당’ 프로젝트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콜라보레이션을 이뤘다. 미디어아티스트 13명의 작품이 선보였는데 정정주 작가의 ‘광주의 빛’, 빅풋의 ‘해피니스’, 정선휘의 ‘삶 속의 풍경’, 박상화의 ‘사유의 정원’, 정운학의 ‘종이집’, 김형숙의 ‘근본적인 원칙’ 등을 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올해는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정책포럼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광주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포럼은 AI와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전문가 등이 참석해 어느 해보다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유네스코 창의 본부장, 공학자, 미디어아트 예술가, 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견해와 식견은 내일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기폭제였다.
특히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데니스 벡스 창의국장이 기조 발제자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데니스 벡스 국장은 “광주가 코로나 상황에 따라, 현대예술 인재와 첨단기술을 연계해 대부분 문화전시를 디지털 형태로 변환해 진행한 것은 창의적 대응 사례”라고 언급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광주의 AI융합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패러다임을 이해하는 사람, 데이터 기술과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 공공 협력체계 등이 구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주장은 지속가능한 광주를 위한 문화와 AI가 결합된 창조전략 일환으로 읽힌다.
김종원 광주과학기술원 인공지능대학원 원장은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정책포럼’ 기조발제에서 “AI를 매개로 광주 시민들 삶이 연결되면 사람들의 삶이 즐거워지고 편해지며 풍족해진다”고 밝혔다. 또한 “지속가능한 광주를 위한 문화와 AI 전략은 김연아의 트리플 악셀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며 “악셀(AXL: AI×Everything for Life)란 캐치프레이즈를 잡아서 인공지능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어영정 연세대 응용정보공학 교수는 인공지능과 예술 관계에 대해 긍정적 방향을 제시했다. 어 교수는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대체해 나가면 인간은 절약한 시간과 지능으로 더 의미 있는 예술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광주의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여정은 지난한 과정에 놓여 있다. 광주가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를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생태계 구축과 아울러 다양한 관계자들의 협업과 콘텐츠 발굴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민한 조선대 교수는 정책포럼에서 “성공적인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미디어아트 서사를 발굴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미디어아티스트, 미학자, 과학자, 행정가 등의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사진=광주문화재단·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제공
오늘날 미디어아트는 대상과 도구, 발상과 창의력 면에서 눈부신 도약을 이뤘다. 컴퓨터와 카메라, LED, 3D 프린터 등 뉴미디어를 망라한다. 미래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른 인공지능과 AI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한 전방위적인 아트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 2020 미디어아트 아카이브 |
미디어아티스트 이재민은 ‘안녕! 미디어아트’에서 “미디어아트는 새로운 미디어 기술 및 장비를 예술표현의 도구로 활용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예술”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미디어아트에 대한 개념과 장르, 범위 그리고 이면에 드리워진 가치와 철학은 그 폭이 넓다. 과거의 예술과는 차원이 다른 영역과 부분을 포괄한다고 할 수 있다.
광주미디어아트창의도시의 핵심 축이자 관련 콘텐츠를 선보이는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이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한 페스티벌은 척박한 미디어아트 분야에 ‘창조적 씨를 뿌렸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한마디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볼 수 있다.
![]() 2020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에 출품된 정운학 종이집 . 플라스틱판, 신문 필름LED, 컨트롤러. |
이어 2015년은 빛고을시민문화관을 비롯해 유니버시아트파크, 아시아문화전당 등지에서 ‘빛의 대화’(예술감독 백종옥)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2016년에는 아시아문화커뮤니티공원과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살아있는 예술’(예술감독 신도원)을 주제로 펼쳐졌다.
2017년에는 성용희 예술감독 지휘 아래, ‘Human×Machine System’이라는 주제로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이 열렸다. 당시에는 심포지엄 전문요원 양성교육을 비롯해, 레지던스오픈 스튜디오, 주제전, 특별전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2018년의 주제는 ‘알고리즘 소사이어티 기계-신의 탄생’. 유원준 감독이 맡아 총 8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별히 이때는 게임아트 워크숍, 예술리서치프로젝트, 특별전(유네스코 창의도시 교류전)이 개최됐다.
![]() 광주문화재단의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핵심시설인 홀로그램 극장. |
올해 미디어아트페스티벌(10월 14일~18일)은 광주 시내 갤러리 곳곳을 활용했다는 데 특징이 있다. 올해는 광주시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공동 주최했으며, 5·18민주광장을 비롯해 전당 곳곳이 전시장으로 활용됐다. 전당의 ‘야광(夜光) 전당’ 프로젝트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콜라보레이션을 이뤘다. 미디어아티스트 13명의 작품이 선보였는데 정정주 작가의 ‘광주의 빛’, 빅풋의 ‘해피니스’, 정선휘의 ‘삶 속의 풍경’, 박상화의 ‘사유의 정원’, 정운학의 ‘종이집’, 김형숙의 ‘근본적인 원칙’ 등을 접할 수 있었다.
![]() 10월 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정책포럼’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
특히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데니스 벡스 창의국장이 기조 발제자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데니스 벡스 국장은 “광주가 코로나 상황에 따라, 현대예술 인재와 첨단기술을 연계해 대부분 문화전시를 디지털 형태로 변환해 진행한 것은 창의적 대응 사례”라고 언급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광주의 AI융합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패러다임을 이해하는 사람, 데이터 기술과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 공공 협력체계 등이 구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주장은 지속가능한 광주를 위한 문화와 AI가 결합된 창조전략 일환으로 읽힌다.
김종원 광주과학기술원 인공지능대학원 원장은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정책포럼’ 기조발제에서 “AI를 매개로 광주 시민들 삶이 연결되면 사람들의 삶이 즐거워지고 편해지며 풍족해진다”고 밝혔다. 또한 “지속가능한 광주를 위한 문화와 AI 전략은 김연아의 트리플 악셀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며 “악셀(AXL: AI×Everything for Life)란 캐치프레이즈를 잡아서 인공지능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어영정 연세대 응용정보공학 교수는 인공지능과 예술 관계에 대해 긍정적 방향을 제시했다. 어 교수는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대체해 나가면 인간은 절약한 시간과 지능으로 더 의미 있는 예술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광주의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여정은 지난한 과정에 놓여 있다. 광주가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를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생태계 구축과 아울러 다양한 관계자들의 협업과 콘텐츠 발굴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민한 조선대 교수는 정책포럼에서 “성공적인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미디어아트 서사를 발굴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미디어아티스트, 미학자, 과학자, 행정가 등의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사진=광주문화재단·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