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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뱃길 업그레이드…유럽형 카페리 ‘퀸제누비아호’ 뜬다
목포서 29일 2만7000t급 출항
진도~제주 90분 “2022년 선뵐 것”
2020년 09월 24일(목) 00:00
국내 최대 유럽형 카페리 ‘퀸제누비아호’가 오는 29일 목포~제주 항로를 첫 운항한다. 680억원을 들여 진수한 퀸제누비아호는 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20m 규모로 여객 1300여명과 차량 480여대를 수송할 수 있다. <씨월드고속훼리 제공>
국내 여객선업계 선두주자 ‘씨월드고속훼리’의 이혁영 회장은 ‘야누스적 사고’를 지닌 창의적 경영인이다.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패기와 공격적인 경영방침 만큼은 젊은 CEO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성 싶다. 온화한 미소와 나긋한 음성에서 느끼는 편안함이 주는 카리스마는 상대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인자함의 대명사인 이 회장이 이끄는 씨월드고속훼리는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감동 서비스를 추구하는 것을 기업 모토로 삼고 있다. 아울러 소외계층을 아우르는 봉사와 통 큰 기부가 지역사회에서 오래도록 회자되고 있다.

1998년 목포~제주 취항을 시작으로 씨월드고속훼리는 20년이 채 되지 않아 국내 여객선업계 1위로 부상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회사는 경영 혁신과 공격적 재투자의 고삐를 다잡으며 탄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 회장과 여객선의 인연은 1963년 목포~제주를 운항했던 ‘가야호’ 사무장 시절인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업계 경력 50년이 말해주듯 이 분야에서의 산 경험은 씨월드고속훼리를 굴지의 회사로 키우는데 밑거름이 됐다.

1947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대 초 인척이 운영하는 목포~제주 왕복 여객선 가야호 사무장으로 여객선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목포 국제고속훼리 지점장을 맡아 선사 경험을 쌓다가 IMF 당시 국제고속훼리를 채권단으로부터 인수받아 지금의 씨월드고속훼리로 발전시켰다.

오랜 여객선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1998년 국내 여객선업계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한 초대형 고속훼리를 목포~제주 간 항로에 투입했다. 당시 이 회장을 가리켜 “경상도 출신이 전라도에 와서 출세했네”, “IMF 위기를 맞은 시점에 승객·화물 물동량이 적은 목포~제주 노선의 대형 선박 투입은 무모한 짓”이라는 차별과 편견, 주위의 만류와 우려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 회장은 개의치 않고 여객선 대형화와 서비스질 향상에 이익금 전부를 쏟아붓는 등 공격적 경영을 펼쳐, 씨월드고속훼리사 입지를 굳건히 지켜냈다.



퀸제누비아호의 고급스러운 객실.
◇“오랜만의 제주 나들이라 무척 설레네요”

지난 20일 오전 0시 목포시 해안동 목포항국제여객선터미널. 제주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승선을 앞두고 길게 줄을 섰다.

씨월드고속훼리가 운항하는 초호화 크루즈 여객선 ‘산타루치노호’(2만4000t)를 타고 제주로 떠나는 오선택(44·경기 성남시)씨는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기가 답답해서 가족과 함께 제주 여행에 나섰다”며 “차를 가지고 갈 수 있는 데다 좁은 공간의 비행기보다 여객선이 편할 것 같아 배편을 이용하기로 했는데 선사 측이 매일 객실을 소독한다고 하니 안심하고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제주로 떠나는 뱃길 여행객이 예전보다는 줄었지만, 밤바다 낭만과 무박 제주여행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다.

목포에 본사를 둔 씨월드고속훼리는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고객만족평가 종합 우수선사로 선정됐다.

1998년 목포~제주 노선에 첫 운항을 시작한 이후 22년 동안 차별화 전략과 경영 혁신으로 대형 크루즈 카페리 시대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씨월드고속훼리는 목포~제주 항로에 대형 크루즈 카페리 2척, 쾌속선·화물선 등 현재 4척을 운항하고 있다.



퀸제누비아호의 오션뷰 펍.
◇제주여행 패러다임 바꾼 씨월드고속훼리

씨월드고속훼리는 올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제주 뱃길을 연다. 지난 21일 취항식에 이어 오는 29일 국내 최대 유럽형 카페리인 ‘퀸제누비아호’(2만7000t)를 목포~제주 항로에 투입한다.

680억원을 들여 진수한 퀸제누비아호는 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20m 규모로 여객 1300여 명과 차량(승용차 기준) 480여 대를 수송할 수 있다. 사생활이 보호되는 고급스러운 객실과 대형 아트리움, 아고라 분수대, 오픈 테라스, 영화관, 펫룸, 에스컬레이터 등 해외 크루즈선에 버금가는 시설을 갖췄다. 고급 바, 레스토랑, 맛사지 라운지 등 편의시설을 한층에 집중시킨 명실상부한 고품격 크루즈 선박이다.

2022년에는 진도에서 제주까지 1시간30분 만에 주파하는 쾌속 여객선을 선보인다. 최근 씨월드고속훼리는 목포해양수산청으로부터 진도~추자~제주 항로 여객선 신규항로 사업자로 선정됐다. 사업수행능력과 적정성, 재무 건전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 항로에 투입되는 선박은 세계적으로 유수한 쾌속 카페리 조선소인 호주 인카트사에서 건조한다. 여객 700명, 차량 79대를 싣고 최고 속력 42노트(시속 77㎞)로 운항하는 국내에서 가장 빠른 여객선이다.

지난 2018년 3월 목포∼제주 노선에 취항한 퀸메리호’(3만343t)는 여객구역이 국내에서 가장 큰 유럽형 크루즈 카페리다. 여객 1264명과 차량 490대를 동시에 실을 수 있다. 고급 호텔 수준의 호화로운 인테리어와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고객들에게 쾌적하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매일 목포에서 오전 9시에, 제주에서는 오후 5시에 출발한다.

‘바다 위 호텔’로 불리는 산타루치노호는 ‘무박 제주여행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승객 1425명과 차량 500여 대를 싣고 오전 0시30분에 목포항을 출발해 이른 아침 제주항에 도착한다. 갑판에 마련된 대형 테라스에 앉으면 다도해의 야경과 제주의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최고 연안 여객선사로 우뚝

씨월드고속훼리는 2019년 기준 제주기점 선사 중 전체 여객은 45%(64만2594명), 차량은 42%(22만1132대)를 수송했다. 18년째 제주기점 여객과 화물 수송 1위라는 명성에 걸맞게 국내 연안 여객선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2007년 코레일과 수송 협약을 맺고 최대 40% 할인된 금액으로 열차와 선박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레일십’ 상품을 출시했다. 현재 누적 이용객이 15만 명에 달하는 등 고객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자연 속으로 떠나는 자전거 여행’이라는 테마의 에코레일 MTB 전세 열차다. 씨월드고속훼리는 계절별 여행코스를 개발해 겨울철에는 한라산 눈꽃, 봄맞이 철쭉 군락지, 가을철 단풍 나들이를 연계한 관광열차 확대를 코레일과 협의 중이다.

안전 분야에서도 잇단 수상으로 신뢰성을 입증했다.

2016년 연안 여객선 최초로 ‘스마트폰 탑재 3차원(3D) 해상안전 솔루션’으로 해양수산부 주관 해양안전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승객이 소지한 스마트폰과 선박 내에 설치한 센서가 자동 연결돼 비상 알림, 비상 탈출로 및 구명장비 작동법 안내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수학여행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 측이 요청하면 장비 체험과 비상 대피 훈련 등 교육을 진행해 2018년 현장 안전교육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1998년 운항 이래 무사고 기록을 22년째 이어가고 있다.



이혁영 씨월드고속훼리 회장.
◇끊임없는 이웃 사랑 실천과 봉사

씨월드고속훼리(주) 이혁영 회장은 2020년 3월 3일 제54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모범납세자 기획재정부장관상을 표창받았다. 이 회장은 1998년 회사 창립부터 현재까지 성실히 납세 의무를 다하며 국가 재정에 기여했다.

사회공헌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이 회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1000만원을 목포시에 기탁했다. 11년 전부터 목포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아 다문화가정과 소녀·소녀 가장, 조손가정, 새터민을 돕고 있다. 지금까지 4억8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소외계층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봄·가을에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 아이들을 ‘사랑의 유람선’에 태우고 제주여행을 떠나는 ‘제주 사랑 투어’도 19년째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남도 자원봉사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목포=문병선 기자·서부취재본부장 moon@kwangju.co.kr

/목포=박종배·박영길 기자 pjb@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