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탄 의원들 “곳곳이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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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의원들 “곳곳이 아찔”
[여수시의회 무장애도시정책연구회, 장애인 교통환경 점검해보니]
2020년 09월 14일(월) 18:33
여수시의회 무장애연구회 소속 민덕희·나현수·강현태 의원이 여수시 여서동 미관광장에서 휠체어 체험을 통해 무장애 도로환경을 점검하고 있다. <여수시의회 제공>
지난 9일 오후 여수시 여서동 시의회 앞 버스승강장. 여수시의회 민덕희·나현수·강현태 의원 등 3명이 휠체어를 타고 장애 점검에 나섰다.

이들이 저상버스 승강장까지 약 1㎞ 구간을 지나는 동안 사각형 인도 경계석 턱들이 휠체어를 번번이 가로막았다. 높다란 턱에 인도 진입이 막힌 휠체어는 방향을 잃고 한쪽으로 쏠리며 넘어질 뻔했다. 만약 넘어졌다면 머리 등을 다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도로와 인도를 잇는 경계석 턱 높이는 현행 도로법상 3㎝ 이하이지만, 의원들이 탄 휠체어는 이를 넘을 수 없었다. 결국 동료 의원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턱을 넘었지만, 이후에도 버스승강장까지는 20곳에 달하는 장애물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가까스로 승강장에 도착했지만 의원들은 휠체어를 타고 저상버스에 탑승할 수 없었다. 탑승리프트가 연결되는 승강장 턱이 맞지 않아 버스 탑승이 불가능했다.

여수시의회 무장애도시 정책연구회 소속 의원들의 장애 점검 결과, 여수시가 시내버스승강장 등 장애 환경 개선에도 불구하고 휠체어 이용자들의 불편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처음 맞닿은 걸림돌은 인도에 설치된 경계석이었다. 차량의 진입을 막기 위한 것이었으나 장애인들에게는 휠체어의 방향을 틀어야 하는 장애물이었다.

또 자전거전용도로와 사람통행로로 구분된 인도에서 자전거와 행인을 마주칠 경우 휠체어 방향이 명확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버스승강장의 경우 교통약자가 실제 휠체어를 타고 저상버스에 탑승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 진출입로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

무장애도시 정책연구회는 이같은 불편사항을 곧바로 여수시에 전달하고 개선방안을 협의 중이다. 연구회는 또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한 조례 제정과 여수시 자체 ‘BF(Barrier Free)’ 인증 가능 여부 등을 검토 중이다.

이 연구회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구축을 목표로 5명의 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민덕희 무장애도시연구회 대표의원은 “짧은 시간 점검이었지만 온 몸에 힘이 들어가고 턱에 걸려 넘어질 위험에 아찔했는데 그동안 장애인들은 얼마나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었는지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주요 구간별 보행환경 개선은 물론 ‘보편복지 무장애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수=김창화 기자 chkim@kwangju.co.kr

▲베리어 프리(barrier free)

고령자·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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