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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부족에…안전 위협받는119수상구조대
전남 41개 유원지에 93명 배치…1곳 당 투입 인력 2.2명 불과
위험한 구조활동에 소방관 사망도…인력 확충·장비 개선 시급
2020년 08월 07일(금) 00:00
'119수상구조대’의 인력 부족으로 피서객 및 구조대원들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6일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구조대원들. /연합뉴스
‘구례군 피아골 계곡에서 피서객을 구하려던 청년 소방교가 소방 장비인 안전줄이 끊어져 숨졌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너무나 안타깝고 화가납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는 소방관 장비가 이렇게 허술하고 부실할 수 있는 겁니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1일 올라온 글로, 청원인은 ‘소방관들에게 지급되는 장비들의 안전성을 확보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정부에 청원했다.

여름철 피서객들이 몰리는 휴가지에서 운영중인 ‘119수상구조대’의 인력 부족으로 피서객 및 구조대원들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별 소방센터와 119구조대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여기에서 파견 형태로 이뤄지는 수상구조대 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구조 업무 뿐 아니라 구조대원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집중호우로 인한 소방관들의 희생이 잇따르면서 소방 장비의 안정성 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6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본부는 이달 말까지 전남지역 41개 해수욕장과 강·계곡 등 유명 휴가지에 93명의 소방인력을 투입해 119수상구조대를 운영한다.

휴가철에만 수만~수십만명이 찾는 유원지 1곳 당 배치된 구조인력이 2.2명에 불과한 셈이다.

수상구조대가 구조 업무에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피서객 안전 관리 뿐 아니라 구조대원들의 업무 수행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당장, 지난달 구례에서 물놀이 중 급류에 휩쓸린 피서객을 구하려다 숨진 김국환 소방관 사건의 경우 부족한 구조 인력에 따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 수난사고가 발생하면 계곡을 가로지르는 안전줄을 설치한 뒤 인명구조에 나서는 게 일반적인 형태로, 이 때 구조대원의 안전을 위해서는 최소 4명의 동료 구조대원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게 소방본부측 설명이다.

하지만 당시 출동한 수상구조대 인력은 김 소방관과 구례소방센터 소속 동료 등 고작 2명에 불과했고 인근 소방센터까지 거리도 25㎞에 달해 추가 구조 인력이 오는데 30분 가량 걸려 자칫 ‘골든 타임 내 구조’가 어려워질 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김 소방관은 이같은 급박한 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일반 로프에 결박하고 물에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했다.

현장에서는 부족한 인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비슷한 사례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상구조대에 구조인력 외에 자원봉사자·의용소방대(68명)가 지원되지만 상시 근무자가 아닌데다 사실상 구조가 아닌, 순찰·계도 업무만 지원한다는 점에서 실질적 구조 활동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역 소방센터와 119구조대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수상구조대로 파견보내는 인력을 무작정 늘리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소방본부 설명이다.

전남지역 소방대원의 경우 2400명(2017년)→2740명(2018년)→3120명(2019년) 등으로 2년 간 30%의 인력 늘어났고 올해도 533명의 인력을 새로 충원할 계획이지만 지역 소방센터와 119구조대, 산악구조대 등 현장의 인력난은 여전하다는 게 현장 목소리다.

인력 뿐 아니라 구례 구조 사고를 계기로 소방 장비 개선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소방관들의 장비 안정성을 확보해 달라는 청원글에는 1401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소방관이 업무 중 사고 당하는 일은 없도록 소방관의 생명을 지켜주십시오.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는 소방관! 이제는 나라에서 그들의 생명을 지켜줘야 할 때입니다!”라고 썼다.

순천소방 관계자는 이와관련, “구례 구조 당시 사용된 로프는 부력이 높고 인장력도 1.1t으로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장비”라며 “구조 과정에서 로프 단면이 날카로운 철 구조물에 긁히면서 절단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