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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일기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윤규상 옮김
2020년 08월 07일(금) 00:00
“자연이 주는 기쁨은 인간의 통치와 정의에 지배받지 않는다.”

미국의 생태주의 철학자이자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써내려간 일기가 책으로 나왔다.

‘소로의 일기 : 전성기편 자연의 기쁨을 삶에 들이는 법’이 그것. 책은 그가 남긴 14권의 일기 중 제4~7권의 일부로, 20~34세까지 젊은 날의 사색을 담은 ‘소로의 일기: 청년 편’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30대 중반, 소로의 삶은 위대한 작가에게서 기대되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첫 책 ‘소로우의 강’이 크게 실패해 빚더미로 돌아온 책 수백 권을 떠안았고, 맺어온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깊이 교유해 왔던 초월주의자 그룹과 갈등하며 고독함을 느끼던 시기였다.

“우리는 길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인식하기 시작하고, 우리를 둘러싼 관계망이 무궁함을 깨닫기 시작한다”라는 일기 속 고백처럼, 소로는 여러 실패와 좌절, 갈등이라는 이 생의 ‘길 잃음’을 기회이자 통로 삼는다.

소로는 소박한 삶을 꾸리는 콩코드 마을 사람들, 주변을 노니는 네발짐승과 때를 맞춰 오가는 철새들, 울음소리로 계절을 일깨우는 풀벌레들, 첫 꽃을 피우는 여러 꽃나무와 겨울에도 지지 않는 상록수들 사이에서 자기 자신과, 세계 속 자신의 자리를 찾는다.

소로는 콩코드 지역의 동물과 식물, 기후에 대한 관찰에 몰두했고, 계절의 순환과, 잎과 열매가 익어가는 모습 같은 자연 현상에 대한 묘사에 집중한다. 그 소박함에서 오는 기쁨을 만끽하며 자신의 삶과 생각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갈라파고스·1만65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