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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다양한 관점 다른 시선
조인호 평론가가 본 ‘광주수영대회 1주년 기념 청년작가14인전’ <하>
양나희 - 골판지 이어붙인 산동네
노여운 - 소시민적인 서정과 연민
임현채 - 세밀한 드로잉 심중일기
박성완 - 도시의 역사를 기억하다
8월 5일까지 금호갤러리
2020년 07월 31일(금) 00:00
노여운 작 ‘기억하다’
양나희 작 '별의 시'
광주일보사가 주최하는 ‘광주세계수영선권대회 1주년 기념 청년 작가 14인전-DEEP DIVE INTO YOU’(8월5일까지 유·스퀘어문화관 금호갤러리)에서는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작 중 삶과 인생에 대한 청년작가들의 시선은 다양한 관점들을 보여준다. 양나희는 포장박스 골판지를 자르고 이어 붙여 부조 같은 화폭을 만들고, 거기에 회화적인 묘사를 곁들여 소시민들의 터전인 산동네를 표현하였다. ‘원(願)’(2020), ‘밤의 연가’(2018) 등에는 어둠이 깃든 산동네와 하늘 가득 별무리들의 장관으로 현실과 꿈, 쓸모 있고 없음 등에 관한 생각들을 투영시켜내었다.

또한 노여운의 퇴색한 골목길과 동네가게 풍경들에서 배어나는 푸근한 정취는 도시 재개발로 사라지고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소시민적 서정과 연민을 자아낸다. ‘스며들다’(2019), ‘기억하다’(2019), ‘남겨지다’(2016) 등에는 그런 사람 사는 세상의 정겨움과 그리움이 담담한 필치로 담겨져 있다.

임현채 작 ‘이불우산’
임현채의 그림들은 예술가이면서 주부, 육아로 쌓이는 일상의 고단함과 번민들이 일기처럼 퇴적되어 있다. 2019년 작품들인 ‘행복의 무게’, ‘시간’, ‘이불우산’ 등은 그런 일상의 흔적들이 세밀한 연필드로잉으로 묘사된 심중일기들이다. 현실의 무게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삶의 목적을 재확인하면서, 일상과 예술 사이의 균형을 다잡는 ‘어떤 자세’(2020)도 이 같은 연작의 하나다.

박성완 작 ‘구 도청’
박성완은 도시의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특정장소의 연작이나 주변 생활 풍경들을 그려낸다. ‘구 도청 Ⅰ’(2010), ‘구 도청 4801’(2015)는 몇 년 전에 제작했던 작품을 통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사로 묻혀진 옛 도청과 그곳을 둘러싼 얘기들을 환기시켜준다. 내려깔린 침묵과 사라지는 듯한 모호함, 굵고 힘 있는 필치와 분위기를 연출하는 색채로 기억과 현재를 중첩시켜내고 있다.

동세대이면서 삶의 환경과 현재가 각기 다른 청년작가들의 시선은 이 시대의 풍경과 표정을 스펙트럼처럼 비춰낸다. 외적인 여건이나 심적 내면상태나 한창 번민 많고 생각거리도 많은 시기, 하지만 불확실한 예술인생에서 작가로서 열정과 삶에 대한 진중한 접근들이 청년기의 귀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이들의 작품을 통해 기성문화 속 세상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대규모 국제행사로 도시의 기운을 북돋웠다면, 그 열기와 정성을 도시의 성장과 삶에도 지속시켜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우리 사회 문화의 든든한 밑불로 살려가야 할 것이다.

이 시대와 사회를 대변하고 현실 현상 너머까지 문화의 층위를 넓혀가는 청년작가들의 창작활동과 열정도 그만큼 더 충만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끝>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