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목싸목 남도한바퀴] 영광 행복숲·황홀한 바다 노을…힐링이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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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목싸목 남도한바퀴] 영광 행복숲·황홀한 바다 노을…힐링이 절로
2020년 07월 20일(월) 18:25
함평만을 가로질러 영광군 염산면 향화도항과 무안군 해제면 도리포를 연결하는 칠산대교(길이 1.82㎞)와 칠산타워(높이 111m) 야경.
◇맨발로 황톳길 걷는 ‘물무산 행복숲’=이보다 좋을 수 없다. 맨발로 황톳길을 호젓하게 걷는다. 영광 물무산 행복숲에 마련된 ‘질퍽질퍽 맨발 황톳길’이다. 시작점은 영광군 묘량면 흥곡저수지 인근 주차장(영광군 묘량면 덕흥리 615)이다.

도시인들이 맨발로 흙길을 걷는다는 것은 드문 경험이다. 흙길을 걷는다는 것은 원초적인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이다. 지난 2018년 3월 개장한 영광 ‘물무산 행복숲’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며 ‘건강’을 챙기고,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한 손에 신발을 든 채 맨발로 질퍽한 황토 질감을 느끼며 걷는 느낌이은 뭐라 표현하기 힘들다. 그저 입가에 빙그레 웃음이 번질 뿐이다.

물무산 황토길.
황톳길은 주차장부터 2㎞ 가량 완만하게 조성돼 있다. 길 한쪽은 질퍽한 황톳길이고 나머지는 단단한 황톳길이다. 울창한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기 때문에 땡볕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살짝 바짓가랑이에 황토가 묻는 것을 크게 신경쓸 것이 없다. 황톳길을 걸을 목적이라면 바지를 걷어 올리는 것보다 짧은 반바지가 좋겠다.

군은 매주 한차례 트랙터로 황톳길을 갈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한다. 맨발 황톳길 시작점과 중간, 종점에 발과 신발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영광군은 ‘자연은 내버려두면 항상 좋은 방향으로 변화한다’는 명제에 따라 물무산 행복숲에 인공 시설물 설치나 개발을 최대한 억제했다. 관리원칙은 ‘자연이 아름다운 숲’이다.

물무산 행복숲은 ‘질퍽질퍽 맨발 황톳길’을 비롯해 유아숲체험원, 임도 편백명상원, 향교 편백명상원, 소나무예술원 등 다채로운 주제를 갖고 있다. 10㎞ 길이의 숲속둘레길은 경사가 없는 ‘수평형 숲길’과 2명이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야기 숲길’ 등 4가지 스타일로 꾸며져 있다. 눈앞의 ‘성과’만 보고 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싸목싸목’ 갈 것을 일깨우는 숲이다.

한편 영광군의 ‘물무산 행복숲은 복지숲 성공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2019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주관의 ‘2019 균형발전사업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아 기관표창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산림청의 2019년 산림복지 경진대회에서 산림복지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드라이브 스루’하며 서해안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백수 해안도로.
◇바다와 노을 황홀한 풍경 연출하는 ‘백수 해안도로’=백수 해안도로는 ‘영광 9경’(景)가운데 첫 손에 꼽는 ‘제1경’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도로 우수상’(2006년), ‘대한민국 자연경관 최우수상’(2011년), ‘환상의 국도 드라이브 코스 베스트 10’(2013년)등 수식어가 화려하다.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16.8㎞ 거리. 법성포에서 영광대교를 건너 바다를 오른편에 끼고 남하하는 코스를 택했다. 법성포에도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와 ‘숲쟁이 꽃동산’, ‘옛 영광 법성리 일본식 여관’(등록문화재 제119호)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국도 77호선인 해안도로는 바닷가 산허리를 따라 자연스럽게 조성돼 있다. 편도 1차선 도로이지만 바다를 바라보며 드라이브하기에 충분하다. 군데 군데 차를 멈출 수 있는 공간들이 만들어져 있다.

백수읍 모래미해수욕장을 지나 대초마을 삼거리에 세워진 ‘옥당박물관’ 이정표가 눈길을 끈다. 원불교에서 옛 백수 북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2007년 개관한 박물관으로 정식 명칭은 ‘우리 삶 문화 옥당박물관’이다. 마침 사진작가 인송 구영웅(81) 기증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작가가 기증한 ‘카메라 옵스큐라’ 등 다양한 카메라와 음향·영상장비를 볼 수 있다. 이곳에는 1868년(고종 5년) 당초 경복궁 후원에 건립됐던 ‘융무당’(隆武堂) 원형을 찾아볼 수 있다.

해안도로 중간에는 팔각정(칠산정)과 휴게소가 마련돼 있다. 팔각정에 올라 바라보는 바다풍경은 시원스럽다. 탁 트인 바다 수평선에 실루엣으로 섬들이 떠있다. 안마도, 송이도, 낙월도이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는 칠산바다이다. 어민들이 조기와 젓새우를 잡는 황금어장이다. 이곳을 토대로 영광을 대표하는 ‘영광굴비’와 젓갈. 천일염이 생산된다. 여행자들에게는 눈으로 보기만 해도 좋은 힐링과 안식의 공간이다. 해안도로에서 바다 쪽으로 ‘건강 365계단’과 ‘노을길 생태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해안로를 따라 해수 온천랜드와 전망이 좋은 다수의 카페 들이 들어서 있다.

젓갈로 유명한 설도항 젓갈타운(영광군 염산면 향화로 5길 21-22)은 자칫 지나치기 쉽다. 국도 77호선이 설도항을 우회하기 때문이다. 새우젓과 창란젓, 토하젓 등 다양한 젓갈류를 구입할 수 있다. ‘소금산’을 의미하는 ‘염산’(鹽山)이라는 지명과 천일염, 젓갈은 영광의 오랜 소금의 역사를 보여준다. 염전은 염산면 송암리와 야월리, 두우리, 백수읍 하사리에 주로 분포해 있다.

영광 칠산대교. <영광군 제공>
◇바다 가로질러 영광~무안 잇는 ‘칠산 대교’ 개통=요즘 영광을 찾는 여행자들의 핫플레이스는 칠산 타워와 칠산대교이다. 지난해 12월, 함평만을 가로질러 영광군 염산면 향화도항과 무안군 해제면 도리포를 연결하는 ‘칠산대교’가 개통됐다. 1.82㎞ 길이의 해상교량은 기존 70분 가량 걸리던 거리를 5분으로 단축시켰다. 앞서 2016년 2월에 111m 높이의 ‘칠산타워’가 문을 열었다. 전남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이다.

향화도는 본래 섬이었는데 간척사업 결과 1976년 육지로 변했다.

아쉽게도 칠산타워는 ‘코로나 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휴장 중이었다. 타워에서 노을지는 칠산바다를 내려다보겠다는 생각은 단념해야만 했다. 향화도항은 서해 해넘이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향화도항 옥실리와 함평항을 잇는 제방도로에서 바라보는 타워와 대교는 해질녘 풍경과 환상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인간이 만든 거대한 토목 건축물은 자연과 하나가 된 듯싶다. ‘먹구름만 없다면…’ 하는 생각은 부질없다. 먹구름이 있으면 있는 대로 나름의 새로운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다.

향화도에서 영광 여행을 마무리한다. ’코로나 19’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언택트(비대면) 여행’을 해야 하는 요즘, 여행자는 영광 바닷가에서 해넘이와 그 이후 시시각각 변하는 ‘매직 아워’의 신비로운 하늘빛을 바라보며 용기를 얻고, 위안을 받는다.

/글·사진=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영광=이종윤 기자 jyle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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