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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시대, ‘숨은 광주 찾기’
2020년 07월 08일(수) 00:00
며칠 전 빼어난 건축미로 유명한 국립해양박물관을 둘러 보기 위해 부산 영도를 다녀왔다. 취재나 여행으로 종종 부산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영도는 처음이었다. 도개다리로 잘 알려진 영도대교를 지나자 노후화된 건물과 조선소가 눈에 들어왔다. 초고층 건물이 인상적인 해운대의 화려한 스카이라인과는 사뭇 달랐다.

하지만 근래 영도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오래된 공간에 참신한 감각을 가미한 수십 여개의 카페가 속속 들어서면서 부터다. 문닫은 공장이나 목욕탕, 수영장을 개조한 이들 카페에는 주말이면 인근의 김해나 창원에서 부터 서울에서 온 ‘원정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들 가운데 ‘카페 드 220 볼트’는 흥미로운 공간이다. 일명 ‘목욕탕 카페’로 불리는 이 곳은 부산 지리에 밝지 않은 외지인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낡은 목욕탕 굴뚝을 철거하는 대신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덕분이다.

무엇보다 건물 옥상에서 보는 부산 앞바다의 ‘뷰’는 압권이다. 다닥 다닥 붙은 산비탈의 주택들은 한폭의 풍경화로 변신하고 삭막한 분위기의 조선소는 부산이 지닌 ‘매력’을 보여준다. 특히 영도의 밤 바다를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카페 콘서트’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면모를 자랑한다. 그래서일까. 지난 2018년 문을 연 ‘카페 드 220 볼트’는 인근의 색깔있는 카페들과 더불어 영도 필수 관광코스가 됐다

영도가 카페투어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면 부산 남천동은 ‘빵지순례’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의 고급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는 이 곳은 학원가를 끼고 있는 지리적 특성상 학생들이 간식으로 빵을 찾으면서 시나브로 수십 여개의 빵집이 몰려 들기 시작했다. 일명 ‘빵천동’으로 통하는 이들 빵집은 개성있는 맛과 주인장들의 스토리가 어우러져 소소한 취향을 즐기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어 들이고 있다. 빵 마니아라면 한번쯤 방문해야 할 정도로 전국적인 성지가 됐다.

최근 춘천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겨냥해 출시한 관광 스탬프 투어 ‘숨은 춘천 찾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단체여행이나 해외관광객 유치가 어려워지자 국내 개별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내놓은 상품이다. 이름 그대로 춘천 곳곳에 숨어 있는 소소한 명소를 찾아 스탬프를 찍으면 스탬프 인증 개수에 따라 단계별로 기념품을 제공하는 데, 출시 되자마자 전국에서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광주관광을 이끌어 갈 광주관광재단이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최근 실시한 초대 대표 공모가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 나는 등 인선에 난항을 겪는 듯 하다. 잘 알다시피 광주는 쇼핑이나 숙박 등 관광인프라가 취약한 도시다. 때문에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화려한 로드맵도 중요하지만 광주의 현실을 반영한 ‘도시형 관광’의 비전도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급변한 관광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발상의 전환이 어느 때 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부산과 춘천이 좋은 예다. 지역의 숨은 명소들을 브랜드화 하기. 뉴 노멀 시대, ‘광주다운’ 관광의 시작이다.

<제작국장·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