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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민선7기, ‘문화성적’은?
2020년 06월 24일(수) 00:00
문화부시장제 도입, 문화 개방형 공직자확대, 문화예술인 기본 소득 보장 조례 제정….

지난 2018년 4월 11일, 광주지역의 시민문화예술단체들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두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주시장 후보자들에게 ‘핵심과제’를 제안하기 위해서다. 당시 광주문화도시협의회, 상상실현네트워크 등 30개 단체는 무엇보다 이용섭 후보의 문화부시장제 도입에 큰 기대감을 보였다. 지역 예술계의 파트너로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등 굵직한 문화 현안들을 능동적으로 풀어나갈 컨트롤 타워를 꿈꾼 것이다.

‘품격있는 문화 일류도시 광주’를 내건 민선7기가 다음달 2일 반환점을 맞는다. 과연 이용섭 시장이 이끈 광주시의 문화정책은 어떻게 변했을까? 최근 광주시는 문화경제부시장(문화부시장) 신설, 전일빌딩 245 개관, 광주문학관 설계, 유네스코미디어아트 플랫폼(AMT) 착공, 국악상설공연 브랜드화 등 굵직한 주요성과들을 내놓았다. 특히 민선7기 2주년을 맞아 문화와 예술이 일상이 되는 도시를 모토로 14대 중점과제도 제시했다.

물론 지난 2년간 광주문학관 설계, AMT 착공, 전일빌딩 245개관에 이르기까지 지역 문화계의 숙원들을 매듭지은 건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민선7기에 대한 문화현장의 목소리는 이와 결을 달리 한다. ‘대표작’들이라고 추켜든 주요 성과들이 대부분 하드웨어에만 집중된 반면 광주시의 문화정책을 운용하는 행정과 시스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다.

이용섭 시장이 문화분야 공약 1호로 내건 문화부시장제가 좋은 예다. 사실,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문화부시장 카드’를 선보일 때만 해도 지역민들은 고질적인 문화행정의 병폐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평균 6개월~1년간 재임하는 문화정책실장을 비롯해 담당 공무원들의 잦은 인사로 전문성이 부족하다 보니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이나 역점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문화부시장제는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지역 문화계로 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광주형일자리 사업 등 경제분야에 치우친 데다 총선 출마를 이유로 1년여 만에 퇴임하는 바람에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게다가 후임으로 문화수도의 청사진과는 거리가 먼 기재부 출신의 조인철 현 부시장을 임명해 지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해 10월 말 취임 이후 보여온 그의 행보 역시 문화 보단 경제에 더 무게를 뒀다는 평이다. 당연히 무늬만 문화부시장이라는 불만이 쏟아졌지만 광주시는 귀기울이지 않았다.

2년 전 핵심과제를 제안했던 시민예술단체들이 24일 다시 모인다. ‘민선 7기 전반기 문화정책 평가 및 발전방안’ 포럼. 예술인, 문화기획자, 시민 등 각계의 대표들이 참석해 문화 행정 혁신과 문화전당 활성화를 위한 협력방안 등에 대한 심층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지금 광주시가 해야 할 1순위 과제는 다름 아닌 소통. 14개의 장밋빛 정책도 좋지만 현장의 ‘쓴소리’를 경청해 실행에 옮기는 ‘열린 행정’ 말이다.

<제작국장·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