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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지진은 ‘군발지진’…적극적 조사로 주민 불안 해소를”
해남에 8개 관측장비 설치 김광희 부산대 교수 인터뷰
이번 새롭게 발견된 해남·목포권 단층 크기 등 조사 필요
해남 잇단 지진 진원지 깊어 발파와 연관성 극히 희박
영광단층 한빛원전 영향, 연구·정보 부족해 언급 곤란
2020년 05월 22일(금) 00:00
해남에서 최근 잇따랐던 지진은 규모가 일정하지 않고 대동소이한 지진이 연속해서 발생하는 이른바 ‘군발지진(群發地震)’이다. 진원(震源)은 지하 20㎞ 내외로 실제 지진이 발생한 근원지는 일반지진과 달리 꽤 깊은 곳이라는 특징이 있다.

부산대 김광희 교수(지질환경과학과)는 최근 광주일보와의 전화 및 서면 인터뷰에서 “해남지진의 특이점은 군발지진이라는 점, 진원이 깊다는 점이 대체로 다행스러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학계가 그동안 연구한 결과, 군발지진 특성 가운데 하나는 인간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규모가 큰 지진을 동반하는 사례가 적다는 점에서다.또한 이번 지진이 실제 일어난 곳(진원)이 지하 깊은 곳이어서 지표상의 사람, 건물 등에 피해를 줄 여지가 상대적으로 작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다행스럽게 여겼다.

김 교수는 “진원이 깊으면 에너지가 방출되면서 분산된다. 사람이 느끼기엔 훨씬 작게 느껴진다. 이번에 일어난 규모 3.1 지진도 얕은 깊이에서 일어났다면 크게 느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며 “(앞으로) 규모 5 지진이 일어나도 에너지가 감소할 거고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다만 “그런 해석이나 전망은 지진이 20㎞ 깊이에서 일어나면 그렇다는 것”이라며 “만약 이 단층이 커서 얕은 깊이에서 일어난다면 규모가 커지고 큰 흔들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해남지진으로 지금도 주민들이 놀라고 있으니 언제든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관계당국은 대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광주단층, 영광단층에 더해 이번에 새롭게 존재가 확인된 해남·목포권 단층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움직이는 단층(활성단층)이 어떤 것인지, 단층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연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고 그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러나 해남을 비롯한 국내에서는 일본과 달리 규모 8 이상의 강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단언했다.김 교수는 “단층 크기가 크면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이 커진다. 우리나라는 규모 8 이상의 강진이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면 그런 크기의 단층이 국내에는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2011년 대지진이 일어난 일본의 경우에 대해서는 “규모 9.0의 지진을 일으키는 단층이 있다, 판과 판의 경계가 있어 가능하다”며 “규모 9짜리 지진 발생구조는 일본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몇 개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런데 규모 5짜리, 6짜리는 규모 9 지진과 비교해 훨씬 작은 단층에서 일어난다. 그런 크기가 되는지는 조사하면 알 수 있다”며 “지진의 장소와 크기는 예측할 수 있지만 발생시간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김 교수는 “지진이 일어났다는 건 단층이 있다는 것이다. 가만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움직인다. 이게 곧 지진이다. 빨리 추적하면 단층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저도 그렇고, 기상청도 임시 지진관측소를 재빨리 해남에 설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해남에는 옥광산을 비롯한 각종 광산과 채석장이 다수 가동되고 있는 만큼 일부에선 발파 등으로 인한 지진유발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번 지진은 진원이 지하 20㎞ 깊이에 있어 발파와 지진과의 연관성은 극히 희박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부터 해남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잇따르자 김 교수는 지난 1일 8개의 임시 지진 관측 장비를 해남에 설치했고, 기상청도 기존에 있던 관측소 외에 추가로 관측소를 설치했다.

김 교수는 5월 1~10일간 수집 자료를 바탕으로 한 연구 결과를 금명간 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다. 오는 7월까지 3개월가량 해남에 임시 지진 관측소를 설치, 운영한다. 한편 김 교수는 영광단층이 영광 한빛원전에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관련 연구와 정보가 부족해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