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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로사진관] “아버지, 술 한잔 받으세요”…5·18묘지 사부곡
2020년 05월 18일(월) 18:58
“아버지 술 한잔 받으세요”

아들은 이번 5월에도 아버지의 묘소에 술을 붓는다.

40년 전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던 아버지는 계엄군의 총탄에 의해 싸늘한 주검이 되어 국립5·18민주묘지에 잠들어 계신다.

온전한 기억조차 없던 어릴 적의 아들은 1980년 5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아버지를 마주했다.

어머니의 한이 서린 통곡 속에서 만난 아버지는 거뭇한 묘비 너머에 누워 계셨다.

아들은 생전 아버지의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보다 더 흐릿한 기억 속에서 아버지를 추억하며 살고 있다.

40년이 흐르고 어느덧 아버지보다 더 많은 세월을 지나오고 있는 아들은 어김없이 5월이 되면 연로하신 어머니를 부축해 이 곳을 찾고 있다.

여전히 누가, 왜 내 아버지에게 총을 쏘라 말했는지를 정확히 모르는 채 말이다.

/글·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