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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명 직원 한명 한명에 詩 선물…마음 나눴죠”
[‘시 쓰는 의사’ 정현웅 광주병원장]
취임 1년간 병원 생활 일상 담은 시로 직원들과 소통
원내 어린이집 운영·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복지 우선 경영
2020년 04월 08일(수) 00:00
광주병원 직원들에게 시(詩)가 찾아왔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정현웅(55) 병원장은 지난 1년 동안 403명 전 직원 각각을 위해 시를 써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냈다.

정 원장은 “병원 가족과 소통을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에 시를 쓰게 됐다”며 “글 쓰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글이 원하는 대로 바로 나오는 게 아닌지라 주제를 정해 두고 밤새 고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10년 전 진료 부원장이던 시절에도 직원들에게 종이 카드로 좋은 글귀 등을 써서 보냈습니다. 최근 한 직원이 10년 전 써 보냈던 카드를 보여주며 ‘글이 너무 좋아 한번씩 읽고 있다’고 했는데, 오히려 제가 감동받아 눈물이 나더라고요. 직원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소통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시에는 정 원장이 직원을 생각하는 마음이 오롯이 담겼다. 병원 일상이나 직원과 좋았던 기억, 위로·격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중에도 버팀목이 돼 줘서 고맙다는 말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소재가 됐다.

응급실의 하루는 / 한마디로 정의하면 / 정신없다 // 이내 정리된듯 하다가도 / 밀물처럼 몰려드는 환자로 / 장바닥이 되었다가도 / 곡소리 울리는 장례식장도 되기도 한다 // 그 한가운데는 / 전투를 진두지휘하듯 / 여리지만 야무진 / 그녀가 있다 // 난 그녀들의 힘듦을 익히 안다 / 그러기에 내 아픈 손가락이다.(응급실에서)

정 원장은 카드와 커피 쿠폰, 상품권 등을 들고 직원을 만나러 가는 등 소통에 적극적이다. 진료 담당에서 벗어나 직원을 만나기 힘들지만, 직원 모두가 ‘관심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정 원장의 ‘직원 사랑’은 지난 1년 동안의 병원 운영에서도 엿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기업들이 채용을 주저하고 인원을 감축하는 상황에도 최근 5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무 시간을 주40시간에 맞추고자 한 조치였다. 지난해부터 미화부, 관리과, 식당 조리원 등 비정규직 직원 57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늘어난 직원이 81명에 달한다.

전담 간호사가 24시간 환자를 간호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부문에 인원을 대폭 늘리기도 했다. 신설 2개 병동에 배치된 간호사 인원을 31명에서 50명으로 늘렸다. 병원 내 간호사 기숙사 운영, 병원 내 어린이집도 운영하는 등 복지에도 힘쓰고 있다.

이같은 활동은 정 원장의 개인적인 목표와 관련돼 있다.

정 원장은 “환자에게 신뢰받는 병원을 만드는 것,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것, 그리고 직원과 상생하는 것이 병원장으로서 목표”라며 “직원들과 가족 같은 마음으로 함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직원들과 가족처럼 뭉쳐 함께 큰 꿈을 이뤄나가고 싶습니다. 병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소통을 계속하고 싶어요. 이들과 함께 광주 병원을 실력 있는 병원으로,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병원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