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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탄생 250주년…베토벤을 보고, 듣고, 만나다
2020년 04월 01일(수) 00:00
2020년은 베토벤(1770~1827) 탄생 250주년을 맞는 해다. 독일 본에서 태어난 베토벤은 귀가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불후의 명곡을 작곡, 인간승리의 대명사로 불린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이들도 강렬한 네 음절로 시작되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은 안다. 팝송에도 등장하는 피아노 소나타 ‘비창’ 2악장 역시 인기 레퍼토리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CF에서도 베토벤의 곡은 늘 우리와 함께한다.

최근에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 박주용 교수팀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서양 고전음악 작곡가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예술가는 베토벤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신이 베토벤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피아니스트 임현정·칼럼니스트 최은규 등 관련 서적 출간

영화속 베토벤 ‘불멸의 연인’ ‘카핑 베토벤’‘마지막 4중주’

베토벤의 극적인 인생과 작품은 영화와 책 등 다양한 형식으로 조명돼 왔다.

250주년을 맞은 올해는 관련 서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책에서 언급된 작품은 꼭 음반을 통하지 않고서도 책에 기재된 QR코드 등을 통해 곧바로 들을 수 있고, 유튜브로도 바로 감상이 가능해 베토벤의 음악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교향곡 9번 ‘합창’을 모티브로 한 클림트 ‘베토벤 프리즈’를 표지로 삼은 최은규의 ‘베토벤-절망의 심연에서 불러낸 환희의 선물’은 현장감이 돋보이는 책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가 자신이 ‘내 인생의 거장’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로 나온 이번 책은 베토벤의 고향인 독일 본을 비롯해 그가 유서를 썼던 오스트리아 하일리겐슈타트, 그의 주 활동지였던 빈 등을 직접 발로 훑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줘 그녀와 함께 ‘근사한 베토벤’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무엇보다 부천필하모닉 바이올린 주자 출신으로 대작 ‘교향곡’을 집필하고 현재 KBS 클래식FM ‘FM실황음악’ 진행자를 맡고 있는 저자 최은규가 ‘전문가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들려주는 베토벤의 곡들은 흥미롭다. ‘템페스트’, ‘전원’ 등 따로 설명한 대표곡들은 QR코드를 통해 바로 들어볼 수 있다.

올해 광주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에서 파워풀한 무대를 보여준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는 연주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책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스스로를 ‘베토벤 스토커’라고 부르는 그녀는 3000 페이지에 달하는 편지와 연구 서적을 분석해 책을 썼다.

책은 그녀의 전공 분야인 피아노곡을 집중분석하고 하고 있다. 연주자들에게도 ‘엄격한 연주의 강박’을 갖게하는 베토벤에 대한 선입견을 한꺼풀 벗겨내고 그녀가 ‘소녀처럼 수줍은 모습’이라고 표현한 ‘피아노 소나타 2번 4악장’ 등 다채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QR 코드를 비롯해 유튜브에서 만날 수 있는 임현정의 연주도 소개하고 있다.

마르틴 게크 전 도르트문트 음악학 교수의 ‘베토벤 : 사유와 열정의 오선지에 우주를 그리다’는 유럽 지성사에 등장하는 많은 이들이 엮어낸 베토벤 담론이다. 한 작곡가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물론 그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듣는 것이겠지만 그의 삶을 다양한 인물과의 연결고리를 통해 들여다보는 방법 역시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책은 한 인물의 인생을 따라가는 기존 전기와 달리 베토벤을 둘러싸고 논의되는 ‘거인주의’ 등 12개의 주제를 제시하고, 그 주제에 적합한 36명의 역사적 인물들이 길라잡이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등장인물은 ‘베토벤의 음악을 통해 빛을 발했고, 히틀러 나치 정부의 얼굴마담 역할을 해야만했던’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뱅글러를 비롯해 슈베르트, 셰익스피어, 헤겔, 들뢰즈, 나폴레옹 등 작곡가, 연주자, 작가, 화가, 철학자를 아우르며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은 ‘불멸의 연인’도 모습을 드러낸다.

베스트셀러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시리즈의 음악 버전인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사회평론)은 두번째 책으로 ‘베토벤’을 다루고 있다. 초보자가 가장 읽기 좋은 책으로 친절한 설명이 어우러진 ‘문답식 구성’으로 이뤄져 있다.

출간된 지 여러해 됐지만 문학수의 ‘더 클래식’(전 3권) 시리즈 중 1권도 베토벤 입문서로는 안성맞춤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으로 책을 구성한 덕에 ‘전원’, ‘영웅’, ‘합창’, ‘운명’ 등 대표 교향곡과 ‘비창’, ‘월광’ 등 피아노 소나타, 바이올린협주곡 등 베토벤 곡 중 친숙한 15곡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저자가 각 작품별로 선정한 3장의 앨범이 좋은 길라잡이가 된다.

톨스토이의 소설 ‘크로이처 소나타’는 극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바이올린 소나타 ‘크로이처’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얽히고 설킨 사랑과 결혼 이야기는 르네 프랑수아 자비에 프리네의 강렬한 그림 ‘크로이처 소나타’(1901)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애드 헤리스 주연의 영화 ‘카핑 베토벤’
영화는 베토벤의 삶에 쉽게 다가가는 창구다. 픽션이 가미돼 상상력을 자극하며 무엇보다 영화 속에 흐르는 베토벤의 음악을 만날 수 있는 점이 즐겁다.

연기파 배우 게리 올드만이 베토벤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불멸의 연인’(1999)은 베토벤의 ‘사랑’에 주목한 영화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베토벤은 대표작 ‘월광’을 제자였던 줄리에타 귀차르디에게 헌정하는 등 여러 여인과 인연을 맺었다. 감미로운 멜로디가 일품인 피아노협주곡 ‘황제’ 2악장을 비롯해 ‘교향곡 7번’ ‘3번 영웅’ 등 다채로운 음악이 등장한다.

‘카핑 베토벤’(2012)은 베토벤의 악보를 베끼는 안나 홀츠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거장 베토벤의 말년을 새롭게 조명한다. 애드 헤리스와 다이앤 크루거의 연기가 돋보이며 무엇보다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교향곡 9번 합창’의 연주 모습은 전율로 다가온다.

‘마지막 4중주’(2012)는 베토벤을 다룬 영화는 아니지만 그의 현악 4중주곡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결성 25주년을 앞둔 세계적인 현악4중주단 ‘푸가’가 마지막 연주곡으로 ‘현악 4중주 14번’을 준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인생이란 무엇인가’ 진중한 질문을 던진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크리스토퍼 월켄 등 대배우들의 연기가 압권이며 브렌타노현악4중주단이 연주하는 ‘14번’이 시종일관 흐른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김정원
김다미
KBS 클래식FM, 2일 17시간 특집 생방송

광주문화재단 월요콘서트 매회 베토벤 집중 조명



KBS 클래식FM(92.3㎒)이 개국 41주년을 맞아 베토벤에 관한 17시간 특집을 연속 방송한다. 2일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불멸의 베토벤’을 주제로 총 7부에 걸쳐 베토벤의 유명 작품부터 숨겨진 명곡, 변주곡, 편곡 작품과 연주자들의 렉처 콘서트까지 베토벤의 모든 것을 들려준다.

1부는 이재후-이상협 아나운서가 아침과 밤에 어울리는 베토벤의 음악들을 교차로 들려주며 음악칼럼니스트 유정우의 해설과 함께하는 오페라 ‘피델리오’ 감상이 이어진다.

또 피아노 트리오 ‘대공’을 피아니스트 김정원,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첼리스트 김민지가 연주하며 음악칼럼니스트 김문경, 정만섭, 최은규, 재즈전문가 황덕호, 월드뮤직전문가 전기현이 베토벤 작품들을 다양하게 선곡해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박종훈과 소리꾼 안이호도 라이브 연주를 선보인다.

이달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GSO 실내악 시리즈’를 선보이는 광주시립교향악단은 1일 첫번째 순서로 베토벤 현악4중주 작품 ‘18-4’를 준비했다. 베토벤 현악 4중주 공연은 이종만·이수연·엄광용·이후성이 연주한다. 공연은 광주문화예술회관 유튜브 채널 ‘각(GAC)나오는 TV’를 통해 만날 수 있다. 광주문화재단이 진행하는 월요콘서트도 베토벤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월요콘서트는 오는 5월4일부터 매주 월요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열린다.

오는 5월 13일부터 24일까지 예술의전당 등에서 열리는 제15회 서울스프링실내악 축제는 베토벤을 집중 탐구한다. ‘환희희 송가’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바딤 콜로덴코, 폴란드의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우승자 바이올리니스트 알레나 바에바 등이 참여한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유니버셜 출판사,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전집 출반

‘베토벤 전문가’ 부흐빈더, ‘디아벨리 프로젝트’ 발매



베토벤의 곡들을 앨범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유니버셜 출판사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전집을 출간했다. 전집은 교향곡은 카라얀, 아바도, 넬손스 등의 연주로 구성된 현대악기, 번스타인, 뵘, 슈미트-이세르슈테트, 클라이버 등의 지휘로 구성된 빈필 연주, 가디너의 시대악기 연주까지 모두 3개의 사이클을 이루고 있고, 아르헤리치, 브렌델, 무터, 켐프, 폴리니와 같은 명연주자들의 협주곡 녹음, 정 트리오의 3중 협주곡 연주도 만날 수 있다.

폴리니, 길렐스, 루푸, 그리모, 키신 등 다채롭게 구성된 피아노 소나타, 에머슨, 타카치, 하겐, 아마데우스 사중주단의 현악 사중주를 비롯한 걸작 실내악 연주가 이어지고, 가곡, 민요, 성악작품 등을 포함하고 있다.

‘베토벤 전문가’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는 ‘디아벨리 프로젝트’를 국내 발매한다. 이번 앨범은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작곡가들의 손을 거쳐 2020년 버전으로 재탄생한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을 두 장의 CD에 나눠 담았다. CD1에는 오리지널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 CD2에는 새로운 디아벨리 변주곡과 함께 안톤 디아벨리에 의한 변주곡 2권에 해당하는 훔멜, 슈베르트, 체르니 등의 작품이 담겨 풍성한 구성으로 즐길 수 있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