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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수평선상에 놓인 수직일 뿐이다 이원재 지음
2020년 02월 14일(금) 00:00
수능이 끝나고 대한민국의 모든 고 3이 대학 원서 접수를 준비할 때 배낭을 메고 인천공항에 선 열아홉 살 남학생이 있었다. 대학 대신 여행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인도 여행을 시작으로 약 2년 반 동안 세계여행을 했다. 이후 여행기를 담은 ‘우리는 수평선상에 놓인 수직일 뿐이다’를 펴냈다.

‘대학 안 가고 300일 넘게 여행한 사람’은 저자 이원재씨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여행하는 고등학생’으로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혹자는 현실 도피가 아니냐며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지만 그에게 여행은 왜 봐야 하는지 몰랐던 수능보다 더 치열한 고민의 답이었다. 대학 진학과 스펙 그리고 취업으로 이어지는 매뉴얼 같은 삶에 편승하지 않기로 한것이다.

책은 낭만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저자의 세계여행기를 담았다. 몽골, 러시아, 폴란드, 콜롬비아, 페루, 모로코 등 28개국을 돌아다닌 저자의 여행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세계를 떠도는 배낭여행자들이 대개 그렇듯 그는 가난한 여행자였고, 가난한 여행자에게 여행은 현실이었다. 바가지를 씌우려는 현지인들과 실랑이를 벌여야 했고, 말도 안 통하는 타지에서 히치하이킹은 일상이었으며, 좁아터진 버스에서 찌그러진 만두가 되는 한이 있어도 장시간 이동을 견뎌야 했다.

저자는 “우리는 여행이 마냥 즐겁기만을 바라지만 실제 여행에서 맞닥뜨리는 것은 예기치 못한 상황과 당혹스러움이다. 그래서 여행은, 특히 혼자 하는 여행은 더욱 막막하게 다가온다”며 “하지만 여행의 즐거움뿐 아니라 외로움의 무게까지 감싸 안는다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푸른길·1만60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