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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위상
2020년 01월 29일(수) 00:00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 만 명에 접어들었다.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정치권에서도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관련 정책을 쏟아 내고 있다.

정부는 최근 ‘동물복지 종합 계획’을 발표하면서 반려동물 보유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가 찬반 논란에 휩싸였다.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한 해 12만 마리가 넘을 정도로 급증하자 보유세를 부과해 이 돈을 동물보호센터 운영비 등 동물복지에 사용하겠다는 취지였다. 독일은 ‘훈데스토이어’라는 이름의 보유세를 1년에 14만 원, 네덜란드는 15만 원 가량을 부과하고 있다는 동물복지 선진국의 사례도 들었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20%인 130만 마리만 자치단체에 등록된 현실로 볼 때 세금을 제대로 매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 방안과 세제 혜택, 공적 보험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반려동물 공약을 내놓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현 계획이 없어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空約)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구나 황교안 당 대표는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키우던 반려동물이 숨진 것을 두고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반려인들의 표현 대신 ‘작고하셨다’고 말해 구설(口舌)에 오르기도 했다.

보험업계에선 난데없이 반려동물을 ‘재물’로 볼 것인지 ‘사람’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붙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을 ‘제3 보험’으로 분류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다. 현행 보험법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가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을 구별해 놓고 있고 제3 보험은 생보사나 손보사 모두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반려동물을 재물로 규정해 손보사에서만 펫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법을 개정해 사람으로 규정하면 생보사도 판매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생보사는 반기고 손보사는 반대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결국 밥그릇 싸움 때문이다. 높아진 반려동물의 위상 때문이겠지만 표심을 얻거나 시장을 확대하려는 인간의 욕심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장필수 전남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