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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화폐 ‘현금깡’ 악용 방지 대책 마련을
2020년 01월 13일(월) 00:00
자치단체들 사이에 지역 화폐인 ‘지역 사랑 상품권’ 발행 경쟁이 뜨겁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골목 상권을 살리고 지역 소득 역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대 10%에 이르는 할인율을 악용해 이를 현금으로 바꿔 차액을 챙기는 이른바 ‘현금깡’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남 지역 22개 시군은 올해 지역 사랑 상품권 발행 규모를 지난해 1100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2534억 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농어민 공익 수당도 지역 사랑 상품권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자체들의 발행 시스템과 판매 구조가 허술해 보완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지난해 나주에서는 판매 촉진을 위해 5% 할인하는 혜택을 악용해 1억600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사들인 뒤 허위 가맹점들을 통해 금융기관에서 정상가로 현금화, 800만 원 상당의 차익을 챙긴 일당이 적발됐다. 이들은 관외 법인의 구매 한도가 없고 사업자 등록증만 있으면 손쉽게 가맹점 등록을 할 수 있는 점을 악용했다.

이러한 허술함은 다른 자치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여수시의 경우 관내·관외 법인에게는 구매 한도를 제한하지 않고 할인율을 6%로 적용하고 있다. 목포는 간단한 서류만으로 사흘 안에 가맹점 등록이 가능하고, 함평·영암 등도 직접 영업장을 확인하지 않아 ‘페이퍼 가맹점’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지역 화폐 악용을 막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관외 법인의 구매나 할인율 적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조례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담당 직원이 직접 영업장을 확인해 유령 가맹점이 양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지역 사랑 상품권의 불법 유통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이 계류돼 있다. 정치권은 이를 조속히 통과시켜 부정 사용과 혈세 낭비를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