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우리말 한국 영화 할리우드에서도 통했다
‘기생충’ 골든글로브 수상 쾌거
세계 영화산업 주류 뚫어 해외영화제 30개 상 수상
2020년 01월 07일(화) 00:00
봉준호 감독(가운데)과 배우 이정은(왼쪽), 송강호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77회 연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것은 작품성 하나로 세계 영화사업의 메카인 할리우드를 뚫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세계 영화산업 주류인 할리우드에서 아카데미상과 더불어 양대 시상식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에서 수상함에 따라 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특히 봉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세계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할리우드 주류 영화감독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됐다.

◇ 칸국제영화제 최고상 황금종려상 수상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세계 최고 권위의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그동안 15개 이상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했고, 영화제 이외에 각종 시상식에서 30여개가 넘는 상을 받았다.

이런 수상 행렬 속에서도 골든글로브 수상이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인 할리우드에서 한국 영화가 인정받았다는 데 있다.

윤성은 평론가는 “자본주의가 조장한 계층 간, 계층 내 갈등이라는 ‘기생충’의 주제 의식과 여러 장르를 혼합시킨 봉준호 감독만의 블랙코미디가 아시아, 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큰 공감대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주류 영화산업에서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할리우드는 세계 영화산업을 이끈다는 자긍심을 앞세워 그동안 비영어권 영화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편이었다. 한국 영화 역시 그동안 질적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각종 영화제와 평단의 인정을 받았지만, 유독 할리우드에서는 홀대받았다.

이번 수상은 한국 영화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지욱 평론가는 “골든글로브나 아카데미 수상은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세계적인 상업 영화를 만들 기반을 마련하게 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수상이 한국 영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수출 및 배급, 해외 합작 등에서 좀 더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 봉준호, 할리우드 주류 감독으로 우뚝

봉 감독 역시 명실상부한 할리우드 주류 감독으로 우뚝 설 것으로 보인다.

2000년 ‘플란다스의 개’로 데뷔한 봉 감독은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등으로 작품성과 상업성을 인정받았고, ‘마더’(2009)를 거쳐 ‘설국열차’(2013)로 할리우드에 진출하며 활동 무대를 넓혔다. 이어 넷플릭스와 손잡고 ‘옥자’(2017)를 선보였다.

그동안 꾸준히 할리우드 러브콜을 받은 봉 감독이지만 골든글로브 수상으로 ‘몸값’이 훌쩍 뛸 것으로 보인다. 영화계 관계자는 “칸이나 베를린, 베니스 등 주요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감독이라도 사실 미국에서 작업할 때 명함을 내밀기 쉽지 않다”면서 “그러나 할리우드 기준이 되는 골든글로브나 아카데미상 후보에 들어도 배우나 감독의 몸값은 엄청나게 뛴다”고 전했다.

강유정 평론가는 “중국의 리안 감독도 중국 무협 영화 ‘와호장룡’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뒤 할리우드 주류 영화감독이 됐다”면서 “봉 감독 역시 앞으로 그 정도로 위상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봉 감독의 ‘기생충’이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꼽히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을 제치고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것은 할리우드의 세대교체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 아카데미 수상 ‘청신호’

골든글로브 수상을 계기로 아카데미상 수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골든글로브상은 아카데미상 전초전이라 불릴 정도로 아카데미상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올랐다. 최종 후보작은 오는 13일(현지시간) 발표된다. 여러 외신은 ‘기생충’이 최종 후보 발표에서 외국어상, 감독상, 각본상, 작품상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관측한다.

‘기생충’은 골든글로브에서 영화 대사가 전체 50%를 넘어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작품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아카데미상은 골든글로브와 달리 작품상 부문 언어 규정이 없어 작품상 후보로도 유력시되고 있다. 한 외신은 “‘기생충’이 오스카 작품상을 따낼 첫 외국어 영화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 지금까지 총 30여개 트로피…수상 행진

지금까지 ‘기생충’이 받은 트로피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지난해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은 그 뒤로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싹쓸이했다. 지난 6월 제66회 시드니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았고, 제72회 로카르노 영화제(엑설런스 어워드 송강호), 제15회 판타스틱 페스트(관객상), 제38회 밴쿠버 영화제(관객상), 제43회 상파울루 국제영화제(관객상)에서 수상 소식을 전했다.

아울러 해외 영화제 이외에 총 30여개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을 수상했다. 전미 비평가협회(외국어 영화상), 뉴욕 비평가협회(외국어 영화상), LA 비평가협회(작품상·감독상·남우조연상 송강호), 필라델피아 비평가협회(외국어 영화상), 워싱턴DC 비평가협회(작품상·감독상·외국어 영화상), 시카고 비평가협회(작품상·감독상· 각본상·외국어 영화상) 등을 거머쥐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