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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피해자 실태조사 언제쯤이나 가능할까
2019년 12월 16일(월) 04:50
5·18 민주화운동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추진됐던 피해자들에 대한 심층 실태 조사가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다. 광주시는 내년에 국비 5억 원을 지원받아 5·18 민주 유공자 4412명을 대상으로 생활 실태 및 후유증 등을 조사할 계획이었다. 실태 조사 대상은 사망자와 행방불명자 유족 등 177명, 부상자 및 부상자 유족 2765명, 구금자 등 기타 피해자와 유족 1470명이었다.

5·18 피해자의 트라우마, 경제적 환경 등 생활 실태, 직업 보유 등 사회 적응 정도를 전수 조사해 국가 폭력의 피해를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 및 지원의 명분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였다. 이는 5·18 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된 실태 조사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에서 5·18 피해자들의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광주시가 엊그제 발표한 5·18 40주년 사업 목록에서 피해자 실태 조사는 누락됐다. 국비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광주시는 국가보훈처가 나서야 할 사업이라는 판단에 따라 자체 예산으로 추진할 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5·18 피해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 5·18 학술대회에서는 5월 항쟁에 참가한 이후 고문 후유증 등 트라우마와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시민이 46명에 이른다는 발표도 나왔다. 상당수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40년이 다 되도록 ‘국가 폭력’의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에 국비가 반영된 5·18 40주년 기념사업은 전시회와 포럼 등 여덟 가지에 65억 원 규모로 일회성 행사가 대부분이다. 5·18과 광주 정신을 알리기 위한 기념사업은 당연하지만, 피해자들의 실태를 전수 조사해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하는 것도 절실하다. 광주시는 정부와 적극 협의해 실태 조사가 꼭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