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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고 싶어도…돈 때문에 포기하는 난임부부들
광주지역 난임 환자 4810명
시술비 1회당 수백만원 불구
정부 지원 1회당 50만원 불과
17회 초과하면 본인이 부담
추가 지원 민원…市 대책 주목
2019년 12월 09일(월) 19:00
#1. 결혼 4년차 장민아(여·34·가명·광주시 북구)씨는 2년전부터 난임치료 병원에 다니고 있다. 아이를 좋아한 그녀지만 난임으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괴롭기만 하다.

장씨는 “2년째 이어진 난임 시술이 육체는 물론 정신, 그리고 가정 경제까지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일정부분 지원해주긴 하지만 시술에 약값, 검사비 명목으로 수백만원이 든다. 육체적으로도 힘든데, 비용 문제로 남편과 자주 다투면서 사이도 멀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 김민영(여·37·가명·광주시 광산구)씨는 지난해 난소 채취가 어려운 ‘난소기능저하’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정부 지원은 난소를 채취만 해도 차감하는 시스템이어서 건강보험이 지원되는 시술 횟수를 초과한지 오래”라면서 “시술을 받기 위해 대출까지 받았지만, 아직까지 아이를 갖지 못해 괴롭다. 돈 때문에 난임 치료를 포기한 사람도 많다”며 울먹였다.

광주지역 난임 환자 수천명이 국가와 자치단체의 소극적인 지원 시스템으로 육체적·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저출산 극복을 정책 화두로 삼고 있지만, 정작 아이를 갖고 싶은 난임 환자들 사이에 금전적 어려움 때문에 아이 갖기를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난임은 부부관계 등 육체적 고통 이외에도 정신적 스트레스, 경제적 부담까지 유발해 부부의 평온한 삶을 깨뜨린다는 점에서, 정부와 자치단체의 현실적인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자유한국당)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난임시술현황에 따르면 올 한해 상반기 기준 광주지역 난임 환자는 4810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 3만3576명, 경기 1만8946명 대구 8155명, 부산 7416명에 이어 다섯번 째로 많다.

의료계와 난임환자 등에 따르면 배란기에 남편의 정액을 받아 자궁 속으로 직접 주입하는 인공수정은 1회당 50만~100만원, 체외수정으로 수정란을 만들어 자궁에 이식하는 시험관 시술은 한 번에 150만~300만원 안팎의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각종 검사와 약값 등을 포함해 몇 차례의 시술에 나설 경우 수천만원의 비용이 든다는 게 난임환자들의 설명이다. 시술비는 1회당 평균 수백만원에 달하지만, 정부 지원금은 17회 기준 1회당 5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은 기준중위소득 180%(2인 가구 기준 월 소득 523만2000원 이하)이하를 대상으로 시험관 시술은 12회(신선배아 7회, 동결배아 5회), 인공수정은 5회 등 총 17회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그나마 회당 최대 50만원씩 지원되는 난임 시술비도 정해진 건강보험 적용 횟수를 초과하면 본인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서울과 전남 등 일부지역에서는 난임 환자에 대한 추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건강보험 횟수 소진자에게 총 3회의 시술비(1회당 180만원)을 추가 지급을 하고 있다. 전남 자치단체 중 완도군은 건강보험 횟수 소진자에게 1회당 50만원씩 3회 지원, 함평군은 1인당 3회까지 최대 200만원, 순천시는 건강보험 회수 소진자를 대상으로 최대 2회에 걸쳐 신선배아 최대 250만원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광주에선 북구만 건강보험 횟수 소진자를 대상으로 1회에 한해 시술비의 50%를 지원하고 있을 뿐이다. 광주시의 경우 지난해엔 난임부부 지원 예산이 남아 국고에 반납까지 했다.

결국 참다 못한 난임환자들이 최근 광주시 민원코너엔 ‘난임 환자에 대한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민원을 접수했으며, 이용섭 시장은 이례적으로 “(광주에서)돈이 없어 애를 못낳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당 민원에 직접 답변했다. 하지만 결국 추가 예산이 불가피한 사업인 탓에, 광주시의 난임환자 지원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광주시 관계자는 “오늘 난임환자 지원 민원을 토대로 광주시시민소통관 주재 회의를 가졌다”면서 “앞으로 전문가 논의 등을 거친 뒤 난임부부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