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문건 공개…화염방사기 30대 사용
최경환 의원, 목록 등 2321건
‘5·18 사진첩’과 일부 문서 광주일보서 이미 공개한 자료
그날의 진실 규명 위해선 정부 새로운 자료 내놓아야
‘5·18 사진첩’과 일부 문서 광주일보서 이미 공개한 자료
그날의 진실 규명 위해선 정부 새로운 자료 내놓아야
![]() 새롭게 공개된 보안사의 5·18 관련 문건에는 당시 ‘가용 가능 화염방사기 62대 중 30대를 사용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1980년 5월 18일 오후 광주시 금남로에 출동한 7공수 특전부대원들 중에도 휴대용 화염방사기를 등에 맨 부대원(원내)의 모습이 보인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
지난달 29일 공개된 ‘5·18 사진첩(13권)’에 이어 5일에는 보안사의 5·18 관련 비공개 문건 목록 2321건과 일부 문건 내용이 공개됐지만, 1980년 5월 그날의 진상을 밝히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기사 3면>
5·18 연구자들은 이번에 공개된 문건 대부분이 2007년 국방부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와 2017년 헬기사격 및 전투기 대기 관련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들에게 공개됐던 문건들이라는 점에서, 5·18 진실 규명을 위해선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자료들을 발굴하고 찾아내는 게 급선무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경환 대안신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안사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생산·보유하고 있다가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한 2321건의 자료 목록과 일부 문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 목록은 1979년 10월26일 이후 보안사가 1980년부터 2005년까지 생산한 5·18 관련 각종 문서 및 자료로, 전자파일과 종이문서, 마이크로필름, 사진첩, 5·18 청문회 영상 기록 등이다. 이번 자료는 국방부로부터 받은 것으로 지난달 15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공개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다.
이날 공개된 주요 자료목록은 전남도경 상황일지, 광주소요사태 상황일지 전문, 광주사태시 전교사 작전일지, 충정작전 기록사진, 육군항공여단 작전지원내용, 광주소요 종합보고, 소요진압 공중지원 방안연구 등이다. 이 가운데 ‘광주사태 분석’과 ‘광주사태 상황일지’ 등 일부 문건은 전문까지 모두 공개됐다.
‘광주사태 분석’에는 화염방사기 30대를 사용했다는 내용과 ‘편의공작대’로 불리는 선무공작대 투입·운영 내용, 유사시 항공 자원을 기동타격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보안사가 감청과 정보요원, 편의공작대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로 작성된 ‘광주사태 상황일지’에는 5·18 당시 상황이 시간대별로 상세히 적시돼 있었으며, ‘무장헬기 해남 현지 급파’, ‘폭도들이 선제공격 시 무차별 사격하라’는 31사단장 명의의 지시 등도 포함돼 있었다.
이와 함께 헬기 사격 진압 의혹에 대한 보안사의 첩보수집 문건과 피터슨 목사의 헬기사격 검찰 증언을 듣고 전두환씨가 격노했다는 내용 등도 들어 있었다. 이 밖에도 5·18을 소재로 한 영화 ‘꽃잎’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총선에서 사용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동향 분석 문건과 5·18 관련 영화와 드라마 제작에 사전 관여한 정황이 담긴 문건 등도 함께 공개됐다.
최 의원은 “자료가 방대해 우선 문서 자료 목록 전체를 공개하고, 일부는 원본을 입수해 분석했다”면서 “자료 원본까지 받아 분석하면 5·18 당시 계엄군 진압 작전과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의 전모,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의해 이뤄진 5·18 왜곡·조작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2321건의 목록을 확인한 5·18 연구자들은 “과거 5·18 연구자들에게 여러 차례 공개됐던 문건들”이라며 “5·18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모으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크겠지만, 진상규명에 도움이 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5·18 연구자는 “국가기록원이라는 정부 기관을 통해 수천건의 자료 목록이 공개된다고 해 큰 기대를 했는데, 새로운 자료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 ”이라며 “내년 5·18 40주년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5·18 진상 규명을 위해 정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5·18 연구자들은 이번에 공개된 문건 대부분이 2007년 국방부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와 2017년 헬기사격 및 전투기 대기 관련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들에게 공개됐던 문건들이라는 점에서, 5·18 진실 규명을 위해선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자료들을 발굴하고 찾아내는 게 급선무라는 의견이 나온다.
‘광주사태 분석’에는 화염방사기 30대를 사용했다는 내용과 ‘편의공작대’로 불리는 선무공작대 투입·운영 내용, 유사시 항공 자원을 기동타격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보안사가 감청과 정보요원, 편의공작대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로 작성된 ‘광주사태 상황일지’에는 5·18 당시 상황이 시간대별로 상세히 적시돼 있었으며, ‘무장헬기 해남 현지 급파’, ‘폭도들이 선제공격 시 무차별 사격하라’는 31사단장 명의의 지시 등도 포함돼 있었다.
이와 함께 헬기 사격 진압 의혹에 대한 보안사의 첩보수집 문건과 피터슨 목사의 헬기사격 검찰 증언을 듣고 전두환씨가 격노했다는 내용 등도 들어 있었다. 이 밖에도 5·18을 소재로 한 영화 ‘꽃잎’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총선에서 사용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동향 분석 문건과 5·18 관련 영화와 드라마 제작에 사전 관여한 정황이 담긴 문건 등도 함께 공개됐다.
최 의원은 “자료가 방대해 우선 문서 자료 목록 전체를 공개하고, 일부는 원본을 입수해 분석했다”면서 “자료 원본까지 받아 분석하면 5·18 당시 계엄군 진압 작전과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의 전모,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의해 이뤄진 5·18 왜곡·조작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2321건의 목록을 확인한 5·18 연구자들은 “과거 5·18 연구자들에게 여러 차례 공개됐던 문건들”이라며 “5·18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모으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크겠지만, 진상규명에 도움이 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5·18 연구자는 “국가기록원이라는 정부 기관을 통해 수천건의 자료 목록이 공개된다고 해 큰 기대를 했는데, 새로운 자료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 ”이라며 “내년 5·18 40주년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5·18 진상 규명을 위해 정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