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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1995년에도 ‘헬기사격 증언’ 화내며 민감 반응
■새로 공개된 보안사 5·18문건 무슨 내용 담겼나
첩보·선동 편의대 511명 활동
5·18 영화 제작 조직적 방해
항공기 기동타격대 활용
화학탄·헬기 동원 계획 확인
2019년 12월 06일(금) 04:50
대안신당 최경환 의원이 5일 국회 정론관에서 5·18 보안사 문건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 공개된 5·18 관련 보안사 문건에는 1995년 피터슨 목사가 검찰에서 “5·18 당시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주장한 사실을 들은 전두환이 매우 화를 냈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재 헬기사격 여부 등을 놓고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두환씨가 과거에도 헬기사격에 대해서 만큼은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와 함께 문건에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화염방사기를 대량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비롯한 육군 항공기를 기동타격대로 활용하려 했다는 내용, ‘편의대’ 활동 사실, 5·18민주화운동 이후 군 정보당국이 5·18 관련 드라마·영화 제작에 대해 조직적인 방해 공작을 펼친 내용 등이 담겼다.

이날 공개된 문건 중 1980년 7월 15일 육군본부 교육발전처장인 장창호 준장이 작성해 작전처장에게 보고한 3급 기밀문건인 ‘광주 사태 분석’의 진압장비 실태 부분을 살펴보면, 사용 가능한 화염방사기 62대 중 30대(49%)를 사용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당시 31사단은 화염방사기 운용을 위한 지원대를 편성했으며, 3특전여단은 자체 개발한 보조장치를 연결해 사거리를 연장한 M-203(유탄 발사기)발사기를 광주에서 실전 배치했다는 사실도 담겨 있다.

또 계엄군들에게 소총과 대검, 방독면 등을 개인장비로 보유하도록 했고, 화학탄과 헬기 등이 동원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전시 투입에 맞먹는 무장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같은 문건에는 육군 항공기 운용계획도 들어 있었다. 간부들에게 항공기 운용에 대한 기본교육을 실시하고, 하루 최대 4시간 계획에 의한 임무를 부여하도록 했다. 또 긴급시에는 항공기를 기동타격대로 활용하도록 했다.

사복 차림으로 첩보·정보 수집·선동 등 특수 임무를 수행한 비정규 군부대인 편의대 요원 511명의 활동을 보여주는 대목도 있다.

이와 함께 검찰수사를 1989년 3월 6일 제작된 ‘광주사태시 무장헬기 기총소사 내용 증언 동정 문건’에는 80년 광주민중항쟁 당시 무장헬기에 작전 명령이 하달돼 헬기 기총소사가 있었고, 이를 증명하는 양심선언이 있었다는 설이 광주교구 조비오 신부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1995년에 만들어진 ‘5·18 피고소인측 피 목사 검찰증언 관련 반향’ 문건에선 전두환씨가 최근 피(터슨) 목사가 헬기사격을 검찰에 증언하자 매우 진노한 상태에서 “군 장비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횡설수설 하고 있다”며 당시 항공감이었던 배모 장군(준장)을 찾아 대응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5·18 당시 광주에 선교사로 머물렀던 피터슨 목사는 헬기사격을 목격한 증인 중 한명이다.

특히 검찰이 목사의 증언을 인정하는 수사를 할 경우엔 5·18 피해자, 검찰, 정치인 등 관련자를 모두 소집해 동일 기종의 헬기에 무장을 하고 실제 기총소사 시범 보임으로써 기총소사가 얼마나 무섭고 피해가 큰 지를 인식시켜 목사 스스로 착각을 시인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다고 쓰여 있다.

이 밖에도 5·18 행불자 인정자 가족회(회원 32명·1989년 7월 결성)를 무력화 또는 와해하기 위한 전략 등이 담긴 문건도 확인됐다.

1986년 5월 17일~18일 프로야구 경기 일정을 인위적으로 조정한 내용도 있었다. 1986년 5월 14일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문건에는 ‘광주권 안정’ 차원에서 경기장 변경(광주→전주)과 시간 조정 등 조치가 취해진다고 적혀 있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