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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식구 감싸기’ 여전한 전남도의회
부인 어린이집·요양병원 운영 의원 소관 상임위·예산안 심사
‘의회 행동강령 조례’ 안 지키는 의원 징계 할 지 미지수
2019년 12월 06일(금) 04:50
전남도의회가 스스로 만든 ‘의회 행동강령 조례’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여 지역민들의 눈총이 따갑다. 특히 도의회는 해당 조례를 위반한 경우 누구든지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도의회 58명 중 54명이 특정 정당인 민주당 출신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체 징계는 커녕, 신고가 이뤄질 지는 회의적이다. 이들을 공천한 민주당 전남도당의 책임론도 제기되면서 전남도당이 ‘이해충돌 회피’를 규정한 조례를 무시하고 상임위 활동을 벌인 일부 의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5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일부 도의원들은 지난달 의원 본인, 4촌 이내 친족, 의원 자신 또는 그 가족이 재직 중인 법인 단체 등이 의안·예산·행정사무감사·조사 등 안건과 관련한 직무 관련자인 경우 미리 의장단에 신고하고 안건심의에서 배제하도록 하는 ‘의회 행동강령 조례’를 개정했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

당장,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근석(민주·비례) 의원은 배우자가 전남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도, 소관 상임위원회 활동을 하며 예산안 심사에까지 참여하고 있다. 한 의원이 속한 보건복지위원회는 내년도 전남도 여성가족정책관실에 대한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어린이집 반별 운영비 지원’으로 책정된 예산을 애초(17억7100만원)보다 18억8900만원 늘려 36억6000만원으로 증액, 통과시켰다. 예산이 저출산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이집에 대한 지원 예산인데다, 집행부가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의회 스스로 증액한 점, 국·공립을 제외한 민간어린이집에만 지급키로 하면서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터져나왔다.

한 의원은 지난해 행정사무감사(11월 12일)때도 민간어린이집에 대한 반별 운영비 지원을 거론하는가 하면, 어린이집의 운영난을 거론하기도 했다. 사립유치원·어린이집 사태를 언급하면서 “자기가 50평에 살든, 100평에 살든, 10평에 살 든 본인들 능력에 따라 자기가 벌어서 살면 되잖아요. 그런데 그것 가지고 뭐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되요‘라고 발언한 사실도 공개됐다.

오하근(민주·순천) 의원도 배우자가 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예산안·행정사무감사를 펼쳤다. 오 의원은 이번 어린이집 예산 증액을 요구한 장본인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요양병원과 관련, “제가 병원 쪽 일을 하다 보니까 가능하면 그쪽 질문을 안 하려고 하는데…”라고 하는가 하면, “ 국가에서 건물 지어줘, 장비해줘, 병상 늘려줘, 리모델링해줘 이것은 오히려 민간시장에 대한 역행이고 자유경제에 대한 역행이에요”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그러나 지난달 도의회가 개정한 조례에도 불구, 상임위원장에게 관련 신고조차 하지 않는 등 조례를 위반했고 관련 사실조차 모른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의원은 “그런 조례가 있는지 몰랐다”고 했고 오 의원은 또 “상임위원회가 아닌, 안건 심의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예결위원들인 다른 의원들도 다 사업과 연관이 있는데 그러면 (예산 심사때) 애로사항이 있지 않느냐”고도 해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관련 조례가 ‘누구든지 의원이 이 조례를 위반한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의장 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있음에도 도의회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 의원들로 채워졌다는 점에서 제대로 이뤄질 지 미지수다. 이들을 공천한 민주당 전남도당의 허술한 후보 검증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이와관련, 오는 16일 한 의원의 민간어린이집 예산안 논란을 도당윤리심판원에 보고할 방침으로, 한 의원이 보건복지위 소속 상임위원으로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관련 조례와 규정 등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그리고 당원으로서 적절하게 행동했는지 등을 살필 예정이다. 조사결과에 따라 주의 경고·당원 자격정지·출당조치 등의 결정을 내리지만 실제 진행될 지도 주목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도의회 예산안 심사에 관한 지역 여론이 매우 나빠 윤리심판원의 심의가 필요하다고 봤다”며 “윤리심판원은 외부인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공정하게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