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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회화에 담은 5·18 민주인사의 초상
오만철 작가, 광주서 첫 특별 기획전
홍남순기념사업 돕기…11일까지 ACC
2019년 12월 04일(수) 04:50
‘세한삼우(松)’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오만철 작가 전시회에 가면 작품을 한참 동안 들여다 보게된다. 도자회화라는, 좀처럼 보기 힘든 독특한 장르를 만날 수 있어서다. 특히 다양한 모양의 도자기 등에 그림을 그려넣는 경우는 많지만 평평한 도자 도판에 그림을 그리는 경우는 드물어 벽에 걸린 작품들은 멀리서 보면 보통의 회화 작품처럼 보인다.

오만철 작가 특별기획전이 오는 11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 6관에서 열린다.

곡성 출신으로 홍익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단국대 대학원 도예과를 졸업한 오 작가는 ‘화공과 도공의 삶’을 동시에 살고 있는 작가다. 홍남순기념사업회 주최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오 작가가 달항아리, 풍경 등 기존 작품과 함께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들을 작업 소재로 삼았기 때문이다. 전시 주제가 ‘5·18의 영혼-도자회화와 만나다’인 이유다.

‘5·18의 영혼-홍남순’


오 작가는 홍남순기념사업회를 돕기 위해 전시회를 준비했고, 광주에서 그의 작품이 전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 작가는 홍변호사 모습을 여러점 선보인다. 환하게 웃고 있는 초상화를 비롯해 1968년 6·8부정선거 항의 선언문을 읽고 있는 모습 등은 시대의 고뇌를 그대로 담고 있다. 또 영혼결혼식으로 부부가 된 박기순·윤상원 열사의 작품도 눈에 띈다. 박기순은 교복을 입고 꽃을 든 앳된 모습으로, 윤상원 열사는 피리를 불고 있는 젊은 시절의 모습으로 표현됐다.

도자회화는 직접 구운 평평한 백자 도판에 그림을 그린 후 이를 5일 동안 1330℃ 고온의 가마에서 구워낸 작품으로 도예와 회화의 여러 기법이 결합돼 색다른 느낌을 준다. 도자기만이 갖고 있는 입체감과 함께 회화의 사실적인 묘사가 어우러진 결과다.

‘달항아리’


전시에서 눈에 띄는 건 다양한 풍경 작품이다. 문인화가들이 즐겨 그렸던 대나무, 매화, 소나무 등을 꾸준히 표현해온 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대나무와 푸른 달빛이 쏟아지는 신비로운 죽녹원 풍경을 담아내고, 고고한 소나무와 눈이 어우러진 ‘세한삼우’ 작품도 전시중이다. 또 봄과 겨울의 자작나무를 표현한 작품과 함께 세상을 삼켜버릴 것만 같은 거대한 파도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묘사한 ‘파도’ 연작 시리즈도 인상적이다. 그밖에 ‘달항아리’ 연작은 도자기의 매력을 그대로 살린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작가는 “흙의 점도와 성질과 두께에 따라, 선의 농담과 형태·색감의 농도에 따라, 가마 속 불의 화도나 요변에 따라 수많은 변수가 있기에 도자회화는 즐거운 작업”이라고 말한다.

오 작가는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 4월 프랑스 파리 초대전에서 각광을 받았고 6월에는 45회 영국 전통 올림피아 앤드 엔티크페어에서 첫날 완판을 기록했다. 또 오는 21일까지 런던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으며 2020년 2월에는 샌프란시스코아트플러스 갤러리 초대전도 예정돼 있다. 현재 세종 조형연구소및 중미갤러리 대표도 맡고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