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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패트 처리 앞두고 ‘단식’ 승부수
여야 4당,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공조 움직임에 위기감
민주, 다음주 4+1 테이블 공식화 검토…정국 경색 조짐
2019년 11월 21일(목) 04:50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무기한 단식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면서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불가피할 경우 한국당을 뺀 다른 야당과의 공조 복원을 통해 패스트트랙 법안의 일방 처리도 불사한다는 기류여서 제2의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을 한 뒤 국회로 자리를 옮겨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이번 단식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안 처리를 저지하는 동시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수용 및 소득주도성장 폐기 등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패스트트랙 선거법은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세력이 국회를 장악하려는 의도에서 시도하는 것”이라면서 “여권 세력의 비리는 덮고 야권 세력은 먼지 털듯이 털어서 겁박하겠다는 것이 공수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 대표의 100년 집권론은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통해 100년 독재를 하겠다는 소리”라고 했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 법안이 사실상 철회될 때까지 단식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황 대표의 단식 돌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공수처 설치법안 및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황 대표의 반대 논리를 궤변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끝내 ‘결사반대’만을 내세워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을 경우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정국에서의 ‘여야 4당 공조’를 전면 복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이르면 내주부터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및 창당이 진행 중인 대안신당이 참여하는 ‘4+1 테이블’을 공식화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한국 국회의 목소리를 미국 조야에 전달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3박 5일간 미국에서 함께하며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방향을 비롯한 정기국회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밀도 있는 협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간 정치협상회의도 조만간 가동될 예정이다. 하지만 황 대표가 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하더라도 ‘단식투쟁’이라는 초강수를 둔 상황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등 그 내용 면에서는 이렇다 할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협상에서도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한국당을 포함한 5당 간 합의 처리하는 노력을 계속하느냐, 아니면 한국당을 뺀 4당 간 공조로 처리하느냐는 선택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보면 선거법 개정안이 오는 27일 본회의에 부의되고 검찰개혁 법안이 내달 3일 본회의로 넘어가는 만큼 12월 초·중순이 결단의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동욱 기자 tu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