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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다 되도록 가시지 않는 5·18 트라우마
2019년 11월 19일(화) 04:50
5·18 민주화운동에 참가한 이후 고문 후유증 등 트라우마와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시민이 4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상당수 생존자들이 항쟁 이후 40년이 다 되도록 ‘국가 폭력’의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명희 경상대학교 교수는 엊그제 광주에서 열린 5·18 학술대회에서 ‘5·18 자살과 트라우마의 계보학’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1980년 이후 올 10월까지 5·18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의 수는 46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파악한 5·18 참가 이후 자살자 수는 1980년대가 25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 시기에는 광주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과 동일시하며 학살의 진실과 가해자의 책임을 일반 시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저항적 자살이 다수였다.

또 5·18 보상 정책이 실시된 이후인 1990년대에는 네 명으로 감소했지만, 2000년대에는 13명으로 자살 빈도가 다시 높아졌다. 김 교수는 그 이유로 고문 후유증과 생활고를 꼽았다. 대부분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견디기 위해 알코올에 의존하다 대인 관계 실패, 가정 문제, 실직, 빈곤을 겪었다는 것이다.

2010년대에는 올 8월 5·18 왜곡에 힘들어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박정철 씨 등 네 명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겪었던 고통이 제2세대와 유가족의 피해로까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감안해 정부는 피해자들에 대한 일시적 금전 보상의 미봉책에서 벗어나 정신적 트라우마와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 적극적인 치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5·18을 폄훼하는 거짓 주장이 난무하고 가해자들이 버젓이 활보하는 현실은 피해자들을 다시 당시의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만큼, 5·18에 대한 완전한 진상 규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