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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는 노인들 푼돈 몇천 원에 목숨 건다
2019년 11월 06일(수) 04:50
길을 가다 유모차나 손수레에 폐지를 싣고 위태롭게 도로를 건너는 허리 구부정한 노인들을 마주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연만하신 어르신들이 먹고 살기 위해 힘든 노동을 해야만 하는 것도 그렇지만 늘 교통사고의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가 심화되고 경제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인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은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무단횡단도 서슴지 않는다. 때문에 폐지 줍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노인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어제 새벽에도 광주 광산구 진곡산단 인근 왕복 4차선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70대 노인이 달리던 차량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노인의 손에는 폐지가 들려 있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광주에서 도로를 건너다 차에 치인 65세 이상 노인 보행자는 2016년 283명, 2017년 273명, 2018년 206명 해마다 200명을 넘고 있다. 이 중 3년간 사망자 수는 66명에 달했다. 폐지 1㎏당 가격은 40~70원으로 노인들이 하루 100㎏을 줍는다고 해도 손에 돌아가는 돈은 겨우 5000원 남짓이다. 이 때문에 폐지를 줍기 위한 노인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돈 몇 천 원을 벌기 위해 목숨까지 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광주시를 비롯한 각 자치구는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며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현황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폐지 줍는 노인의 현황을 파악해 이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을 찾고 있는 서울·수원·청주 등 타 지역과는 극히 딴판이다. 광주시나 각 자치구 또한 지금이라도 현황 파악에 나서는 한편 현실적인 대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복지 예산을 늘려 길거리로 나오는 노인을 줄이고 지속적인 안전교육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