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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속 카페 카페 안 미술관
문화 화제 >>> 문화가 된 뮤지엄 카페
#1 자연에서 힐링…그린투어리즘 내건 수목원 카페
#2 경주엑스포공원과 어우러진 여유로운 휴식 공간
#3 꽃과 조각상…자연·예술이 빚어낸 전원형 미술관
#4 ‘화첩기행’ 김병종 작가 작품·서적·도록 등 만나
2019년 10월 22일(화) 04:50
#1 경남 창원 진해 보타닉뮤지엄의 카페.
#2 지난 6월 문을 연 경주솔거미술관의 야외테라스 ‘카페 솔거랑’. <솔거미술관 제공>




#3 뮤지엄 산의 워터 가든에 들어선 ‘물위의 카페’ 전경.




#3 뮤지엄 산의 워터 가든에 들어선 ‘물위의 카페’ 전경.








국내외 미술관을 즐겨 찾는 애호가라면 꼭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다. 미술관의 가장 목 좋은 곳에 자리한 카페나 레스토랑이다. 1~2시간 전시장을 돌아 다니며 미술품을 관람하다 보면 팍팍해진 다리 때문에 잠시 커피를 마시거나 담소를 나누며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서로의 감상평을 주고 받으며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는 즐거움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 바로 소확행이다. 근래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분위기 좋은 카페의 사진들이 올라 오면서 유명세를 타는 곳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일부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은 전시장 못지 않게 독특한 콘셉트와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카페를 운영중이다.



#진해보타닉 뮤지엄 카페테리아

경남 창원 진해에 자리한 보타닉뮤지엄은 요즘 관광의 대세로 떠오른 그린 투어리즘 ‘Green Tourism(녹색 관광)’을 내건 사립수목원이다. 바쁜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자연 체험의 기회와 힐링을 제공하기 위해 김영수 대표가 지난 2017년 4월 문을 연 자연 공간이다.

보타닉뮤지엄의 가장 큰 특징은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 꽃이 모두 심어져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이 곳에는 70여 종(600주)의 교목과 210종(2500주)의 관목, 야생화(다년생 초화) 3000여 종 등 약 15만 본의 식물이 식재돼 있다. 특히 온실이 위치해 있어 겨울에도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와 지피식물(자라면 토양을 덮어 풍해나 수해를 방지해 주는 식물) 등을 즐길 수 있다.

뭐니뭐니해도 보타닉뮤지엄의 명소는 카페테리아다. 뮤지엄을 둘러본 후 들르게 되는 이곳은 통 유리창을 통해 펼쳐진 수많은 야생화와 식물, 바다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쉼터다. 노출콘크리트로 설계된 카페의 인테리어는 최대한 장식미를 배제한 모던한 분위기가 압권이다. 주변의 자연경관을 부각시키기 위해 외부는 물론 내부까지 일체의 디테일을 허용하지 않았다. 입구쪽에 꾸며진 화이트톤의 북카페는 마치 깊은 산속에서 책을 읽는 명상의 공간 같다. 바깥 풍경을 최대한 감상할 수 있도록 테이블을 창문쪽으로 배치한 데다 전망대 효과를 내기 위해 카페 한복판에 계단식 좌석을 꾸미는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경주 솔거미술관 ‘카페솔거랑’

창원에 보타닉뮤지엄 카페가 있다면 경주에는 ‘카페 솔거랑’이 있다. (재)문화엑스포가 솔거미술관 관람객들이 그림을 감상하고 보다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난 6월 미술관 야외테라스에 오픈한 곳이다. 경주엑스포공원의 아름다운 풍경과 잘 어우러진 솔거미술관은 승효상 건축가의 작품으로 한국화의 대가 소산 박대성 화백의 대작과 다양한 기획전으로 하루 13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다.

전국에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미술관의 명성에 걸맞은 휴식공간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공모를 통해 ‘솔거미술관과 함께하는 공간’을 열었다.

개장 4개월 만에 방문객들이 늘고 있는 건 야외테라스를 살린 장점 때문이다. 카페 테라스에 서면 경주타워의 실루엣이 한눈에 들어오고 솔거미술관 ‘움직이는 그림’의 배경인 아평지(阿平池)가 시원하게 펼쳐져 운치를 더한다. 또한 주변에는 수십년 된 수령의 나무들이 숲을 이뤄 사시사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미술관 바로 옆에는 시간의 정원, 아사달 조각공원 등 산책하기 좋은 명소가 이웃해 있다.



#강원 원주 뮤지엄 산 카페

강원도 원주 지정면의 오크밸리에 자리한 ‘뮤지엄 산’(SAN)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로 부터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로 선정됐다. 웰컴센터를 지나 미술관 정문을 통과하면 화사한 꽃들과 아름다운 조각상들이 어우러진 가든(garden)들이 방문객을 기다린다. 80만 주의 붉은 패랭이꽃과 자작나무가 인상적인 플라워 가든,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며진 조각정원, 뮤지엄 본관이 물위에 떠 있는 듯한 워터 가든, 돌로 만든 전시관으로 구성된 스톤 가든이다.

가장 먼저 패랭이꽃밭 한 가운데 자리한 세계적인 조각가 마크 디 수베로의 대형 모빌조각 ‘제라드 먼리 홉킨스를 위하여’가 시선을 끈다. 뮤지엄 본관까지 이어지는 이들 가든의 전체 길이는 700m. 이처럼 대자연의 품에 안겨 있는 듯한 뮤지엄 산은 꽃과 물, 돌, 빛, 예술이 빚어낸 ‘전원형 미술관’이다.

특히 방문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간 가운데 하나는 ‘물위의 카페’다. 워터가든 옆에 들어선 카페는 물과 산,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마치 사원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남원시립 김병종 미술관 카페

지난해 ‘화첩기행’으로 유명한 한국화가 김병종(서울대 미술학과 명예교수)의 고향에 들어선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은 개관 8개월만에 3만 여명이 다녀갈 만큼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춘향테마파크 안에 자리한 2층 규모의 미술관은 꼭 망원경처럼 앞으로 툭 튀어 나온 2층 공간과 미술관 입구까지 이어지는 계단식 공간이 이채롭다. 이 때문에 미술관에 도착하면 여기 저기서 건물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1층 갤러리 1은 김병종 작가의 상설전시실이다. 그의 대표작인 ‘바보 예수’, ‘생명의 노래’ 시리즈, ‘화첩기행’ 원화와 친필원고 등의 자료를 전시중이며 작품은 주기적으로 교체한다.

전시 관람을 마치고 1층에 자리한 ‘화첩기행 북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카페에서는 김병종 작가가 기증한 서적 중 전시도록, 문학, 인문, 관련 책과 다양한 출판사가 기증한 책을 편안히 읽을 수 있다.

/글·사진=박진현 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