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사적지 옛 광주 적십자병원 적극 보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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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사적지 옛 광주 적십자병원 적극 보존을
2019년 09월 19일(목) 04:50
5·18 민주화운동 주요 사적지 가운데 하나인 옛 광주 적십자병원 건물이 민간에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 소유권을 가진 서남학원재단이 최근 교육부로부터 재산 매각 승인을 받아 조만간 공개입찰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광주시의회 이홍일 의원(민주·동구 1)은 그제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광주시에 보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옛 광주 적십자병원(1998년 사적지 11호 지정)은 5·18사적지 29곳 중 그 어느 곳보다 역사적 상징성을 갖는다. 도청 앞 집단 발포로 인한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헌혈이 이뤄진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택시 운전사’(감독 장훈)에서도 이러한 시민들의 행동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5·18 기념재단은 최근 낸 성명서에서 옛 적십자병원은 “광주 시민이 세계의 그 어느 나라 혁명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높은 도덕성으로 치안 부재의 상황에서 피와 주먹밥을 나누고, 질서와 민주주의를 향한 신념을 지켰던 광주 시민공동체를 구현했던 현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곳은 지난 1995년 서남대 재단에 매각돼 의대 부속병원으로 활용돼 왔으나 재단 비리 등으로 2014년 문을 닫으면서 폐건물로 방치돼 왔다. 동구는 지난 6월에 옛 적십자병원을 어린이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구상을 밝힌 바 있으며 광주시와 동구가 매입을 검토했지만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옛 광주 적십자병원이 개인에게 매각되면 자칫 원형을 잃기 쉬울 뿐만 아니라 사적지의 역사적 가치를 구현할 수 없게 된다. 내년은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는 해다. 광주시가 옛 광주 적십자병원 건물 매입을 비롯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년째 흉물로 방치돼 온 이곳을 5·18의 대동 정신을 보여 주는 소중한 공간으로 되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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